‘인공적으로 합성한 냄새’를 판단하는 실험이 있습니다. 이 냄새는 아주 자극적이었지요. 잘 숙성된 치즈 냄새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오랫동안 빨지 않은 빨래 냄새 같기도 했습니다. 두 그룹으로 나눠서 같은 냄새를 맡도록 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잘 숙성된 프랑스 치즈 냄새라고 말을 해주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탈의실에서 찾아낸 오래된 양말 냄새라고 했습니다. 이 각 그룹의 반응은 어떠했을까요?
치즈 냄새라고 말을 해주었던 첫 번째 그룹의 반응에서는 그 어떤 불쾌감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 치즈를 맛보고 싶다는 말도 합니다. 그에 반해서 양말 냄새라고 말을 해주었던 두 번째 그룹에서의 반응은 불쾌감이 가득했습니다. 역겨워하며 고개를 대부분 돌렸고, 심지어 토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냄새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기 때문에 진짜 치즈 냄새도 진짜 양말 냄새도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의 예측에 어울리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이 생긴 것이지요. 직접 냄새를 맡았기 때문에 분명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냄새라고 들었던 머릿속의 관념이 이런 판단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맞다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로부터 들은 말 한 마디가 머릿속에 관념을 만들어서 맞는 말도 틀린 말로, 또 반대로 틀린 말도 맞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을 알아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 가운데 몇 사람이 예수님이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는 표징으로 많은 기적을 통해서 보여주셨습니다.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셨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마귀의 힘을 통해서 했던 것이라고 하면서 별 것 아닌 것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사람들 역시 이 말도 안 되는 말을 믿게 됩니다. 이 잘못된 믿음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살아가면서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주님까지도 판단하면서 필요 없는 분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런 상태에서 과연 주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가 있을까요? 이런 상태에서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요?
기도와 묵상을 통해 주님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누군가의 한 마디에 흔들리면서 잘못된 관념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주님의 사랑을 느끼면서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