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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23 조회수 : 454
9월2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인생 자체가 순교자의 길일 수밖에 없는 이유> 
 
 
“버스에서 만난 너무 멋진 엄마”란 유투브 짧은 사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떤 젊은 여자 직장인이 버스를 타면서 본 네 살 정도의 남자아이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처음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엄마와 아이가 무슨 대화를 하더니 줄의 맨 마지막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버스에 간신히 혼자 힘으로 타기는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사람들이 조금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아기 등을 받치며 뒤에서 타고는 운전기사와 사람들에게 여러 번 죄송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 모자가 이 글을 쓴 사람의 뒷좌석에 앉았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버스를 기다릴 때 아이는 자기 힘으로 버스를 타 보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에 엄마는 허락을 했고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버스를 올라탔기 때문에 승리의 기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아이가 버스를 혼자 힘으로 타고 내리는 것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아직은 조금 무리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내릴 때는 엄마가 안아서 내려주겠다고 설득하는 것입니다.  
 
엄마는 자신이 버스 탔을 때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한 것은 무언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끌면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잘못하는 것이라 설명을 했습니다.  
 
아이는 그 말을 이해했고 자신의 뜻을 버리고 한 살 더 먹고 다리에 힘을 더 키워 그때 다시 시도해보자는 어머니 말에 동의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면 자녀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내릴 때도 혼자 힘으로 내리도록 했을 것이고 아이도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혼자 힘으로 내려 보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배려를 가르치고 있었고 남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뜻을 꺾을 줄도 알아야 함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해 내는 것보다 그런 나의 뜻을 포기하는 것이 때로는 더 큰 성공일 수도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이 세상의 성공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버리고 세상에서의 성공을 포기하는 길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왜냐하면 우리 자아가 살아있다면 그것 때문에 자기 자신은 물론이요
너무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하느님의 성공은 우리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하시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따라서 순교자들만 십자가의 수난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를 십자가에 못 박고 싶어 하십니다.
마치 당신께서 아버지의 뜻을 위해 당신 뜻을 십자가에 못 박으신 것과 같습니다.
아름다운 몸매를 갖기 위해서는 자신의 뜻대로 먹고 마셔서는 안 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음식도 절제하고 운동하는 시간을 늘려야만 숨어있던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 속에 감추어진 그 몸매를 되찾아주시고자 우리를 십자가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그리고 자신을 죽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고디바 하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고디바 쵸콜릿?
고디바는 원래 ‘신의 선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11세기에 영국의 소도시인 코번트리라는 조그만 도시 시내를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돈 것으로 알려진 ‘고디바 부인(Lady Godiva)’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디바 부인은 남편인 리어프릭 백작이 전쟁을 위해 주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자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고는 세금감면을 수차례 간청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부인에게 진정 백성을 위한다면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면 세금을 감면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고디바 부인은 주민을 사랑하는 마음에 정말로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백성들은 자신들을 위해 수치를 무릎 쓴 백작부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엔 집에 들어가 창문을 닫고 절대 밖을 내다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탄복한 백작은 세금을 감면해 주었습니다.
 
이웃에게 가는 사랑을 막는 유일한 것은 내 자신입니다.
내 자신만 세상에서 죽을 줄 안다면 내가 은총의 통로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순교성인들이 당신 자신들을 죽이셨기에, 또 지금의 많은 성인처럼 살아가시는 신앙인들이 있기에 아직도 은총이 우리에게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매일매일 우리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뜻을 성령이라 하고 우리 자신의 뜻을 육체적 욕망이라 말합니다.
따라서 성령은 육체와 반대됩니다.  
 
영과 육은 반비례합니다.
이 육체의 욕망을 이기기 위해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이 단식과 기도입니다.  
 
단식은 육체를 죽임으로써 다른 욕망들을 없애고 오로지 먹고 싶은 욕망만 남게 만듭니다. 그것도 아주 소량만 있어도 만족할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육체가 죽어있는 상태라만 아무리 사탄이라도 그 사람을 죄에 빠뜨릴 어떤 것도 찾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도 사탄의 유혹을 이기실 수 있었고 그 사십일 간의 혹독한 자기정복을 이루시고 나서는 우리를 위해 공생활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마치 운동선수들이 그리하는 것처럼 자기 육체를 복종시키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영국의 유명한 윈스턴 처칠이 상원 의원에 출마했을 때입니다.
그는 자기가 쉽게 당선이 되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이없게도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습니다.
그는 낙심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기가 싫어서 두문불출하고 지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서 벽돌공이 담벼락을 쌓고 있는 광경이 보였습니다.
벽돌공은 날렵한 손동작으로 벽돌을 한 장 놓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발랐습니다.
그 벽돌공은 똑같은 동작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했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견고한 담벼락이 완성되었습니다.  
 
처칠은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구나. 인생은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 올라가는 것과 같구나.
내 인생 여정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  
 
그는 다시금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그는 자기 인생의 벽돌을 매일 한 장 한 장씩 차곡차곡 쌓아 올라간다는 심정을 가지고 앞을 향해서 부단하게 전진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영국의 수상이 되었습니다.  
 
세계 제 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그가 정계를 은퇴한 후, 어떤 학교에서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했던 연설은 너무나도 유명합니다.  
 
“Never give up! Never give up! Never, never, never.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이것이 그가 했던 연설의 전부였습니다.
 
저는 약 230여명이 순교하셨던 성지에 살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서 그분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버림의 길을 갔던 모습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 덕에 지금 이렇게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 또한 그 길을 가야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구약의 요셉은 자기 아버지와 형들이 생명처럼 여기는 벤야민을 자기 앞으로 데려올 때까지 그들을 괴롭히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자아를 그분 앞에 봉헌할 때까지 그분은 이 세상에서 우리를 십자가의 길로 이끄심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통과 멸시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만이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고 싶어 하시는 것임을 깨달을 때 훨씬 많은 고통과 헛된 수고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순교자의 길을 걷고 있고 그것을 인정한다면 우리 육체의 욕망을 이기기 위해 더 십자가의 길을 자발적으로 걸아가야겠습니다.  
 
 
(수원교구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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