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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22 조회수 : 414

9월22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코린토 1서 15,35-37.42-49
복음: 루카 8,4-15 
 
<진리의 기둥인 교회> 
 

개신교는 교회 안에 진리가 주어졌음을 부정하고 ‘성경에만’ 진리가 있다고 믿으며 교회의 성경해석 권위를 부정하였습니다.
     
물론 가장 먼저 들고 일어났던 루터는 본래 가톨릭 사제였기 때문에 성경에 당신의 살과 피라고 명확히 규정하신 성체의 권위를 전부는 부정할 수 없어서 ‘공재설’이란 주장을 내어놓았습니다.  
 
공재설이란 그리스도께서 성체와 ‘함께’ 존재하신다는 애매한 주장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성체와 함께 계시기는 하지만 성체가 곧 그리스도의 몸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에 급진적 개혁을 주도했던 쯔빙글리는 ‘기념설’을 주장하여 루터의 주장에 맞섰습니다.
그냥 기념하라고 해서 그 마지막 만찬의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지 성체를 그리스도의 현존과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그러나 분명 성경에 “내 살이다. 내 피이다.”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그냥 기념만 하느냐며 루터가 반박하자, 이 둘을 중재하기 위해 칼뱅이 나섰습니다.  
 
그리고 ‘영적 임재설’이란 주장을 내어놓았습니다.
사실 이 주장은 더 모호한데, 성체에 주님께서 영적으로 임재는 하시지만, 이것을 믿고 기념하는 이에게는 임재 하시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마치 과일이 태양은 아니지만 과일을 먹음으로써 태양의 빛과 열을 먹는 것과 같다는 주장입니다.  
 
그리스도는 아니지만 그리스도를 양식으로 먹는 것과 같다는 식의 주장으로 둘을 중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태양이 과일 안에 들어갔다면 적어도 태양의 일부분이 들어갔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서 여기에 믿음이 있어야만 한다는 전제를 달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예수님께서 성체와 성혈을 당신 살과 피라고 했다고 적혀있다면 있는 그대로 성체성혈이 당신 살과 피로 믿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은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하셨지 다른 무엇을 먹고 마시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이 면에서 ‘성경만으로’란 기치를 걸고 가톨릭의 권위에 대항하여 나왔던 주요 인물들의 제각각의 성경해석에 비하면 오히려 성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톨릭교회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성경의 자구적 해석으로
개신교는 수백 개의 종파로 갈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진리를 올바로 해석해 줄 진리의 기둥이 필요합니다.

모기는 부모가 필요할까요?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능적으로 피만 빨아먹으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본능은 모든 생명체에게 예외 없이 존재합니다.
이를 ‘생존본능’이라 하는데 본능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것이기에 생존만이 목적이라면 굳이 다른 것은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고등동물로 올라갈수록 부모가 필요합니다.
이들은 공동체를 형성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등동물이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은 생존본능을 죽이고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희생입니다.
생존본능으로만 살려면 모기처럼 공동체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모기와 공동체를 형성하려고 하겠습니까? 
 
따라서 동물들에게 부모가 필요한 이유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배우기 위함입니다.
마치 갈매기 안에 생존하기 위해 더 따듯한 곳으로 날아가야 하는 본능을 넣어주신 것처럼 인간 안에도 사랑의 본능을 넣어주셨다면 인간에겐 더 이상 부모로부터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부모가 존재하는 이유는 자녀가 가지지 못한 무엇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없이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굳이 교회를 세우시고 파견하실 필요가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처럼 모든 복음을 비유로만 말씀하시고 그 풀이는 당신 제자들에게만 해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게만 비유의 풀이를 해 주시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은 이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비유로만 말하였으니, ‘저들이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말씀은 특정한 어떤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게 하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신의 말씀을 듣는 모든 “군중”(루카 8,4)이 못 알아듣게 하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만약 당신 비유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도 풀이를 해 주셨다면 교회가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들 성경을 읽고 자기 식대로 해석한 것이 옳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당신이 세우시고 당신이 파견하시는 이들에게만 참 진리를 넣어주신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교회 안에 모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진리의 기둥이 필요한데, 진리의 기둥은 성경이 될 수 없고 교회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늦어지게 될 경우, 그대가 하느님의 집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교회로서,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입니다.”(1티모 3,15)

교회가 흔들리지 않는 진리의 기둥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파견하신 것이지 성경을 쓰시지 않으셨습니다.  
 
만약 성경을 예수님께서 쓰셨다면 다들 자신들의 해석이 옳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성경말씀을 올바로 해석할 수 있는 진리를 교회에 넘겨주시고 사람들이 당신이 세우신 교회에 모이게 해 주셨습니다.  
 
이는 교회를 통해 모든 신자들이 하나가 되게 하심인 것입니다.
눈이 가려진 것을 모르고 각자가 자신이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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