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9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17 조회수 : 432

9월17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복음: 루카 7,1-10

< 믿음을 증가시키려면 >

훌륭한 작가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글만 많이 쓰면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바를 운영하고 있던 29세 때 갑자기 글을 쓰겠다고 선언합니다.  
 
정식 문학수업을 받은 적이 없지만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40년이 넘도록 그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은 글만 많이 쓰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물론 하루 20매의 원고지를 꼭 쓰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그만의 비법이 존재합니다.  
 
우선 영어로 글을 쓰고 그것을 일본어로 번역합니다. 
그가 영어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그래야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특이한 점은 꾸준한 운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조깅이나 수영을 매일 한 시간 이상 꼭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몸에 군살이 생기기 시작하면 작가로서의 생명이 끝나가는 것입니다.”

글쓰기와 근력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글쓰기는 머리와 관련된 것이기에 몸의 근력이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머리와 몸이 하는 역할은 다를지라도 실제로는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육체가 병들면 생각까지 우울해지고 육체가 건강하면 머리도 맑아집니다. 
그러니 하나만 발전시키다가는 둘 다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글쓰기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글쓰기에만 주력해서는 안 되고 종합적인 발전을 견지해야 하는 것처럼 믿음을 증가시키는 것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하느님을 좀처럼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그 믿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느냐고 한탄합니다.  
 
믿음을 가지려면 먼저 사랑하면 됩니다.
사랑하면 의심할 수 없습니다. 
결국 둘이 하나이기 때문에 하나를 증가시키기 위해 다른 것도 증가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백인대장의 믿음을 칭찬하십니다. 
그런데 백인대장이 어디서 그 큰 믿음을 갖게 됐는지는 오늘 복음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오늘 복음말씀으로 볼 때 사랑을 키우는데서 믿음도 함께 성장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당시 물건과 같이 취급되던 노예를 위해서도 자신의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랑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방인인 자신과의 접촉을 피하게 하기 위해 예수님께 유다인 원로들을 보냈습니다.  
 
또 자신의 집에 들어오셔서 부정을 타게 하지 않기 위해 예수님께 말씀만 하시라고 청합니다.
원로들은 백인대장이 자신들을 존중해주어 회당까지 지어주었다고 말합니다. 
백인대장은 누구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존중해주고 도와주는 인물이었습니다.  
 
이 겸손과 사랑이 그의 믿음까지 증가시켰던 것입니다. 
이미 사랑이 많은 사람은 믿음도 많은 사람입니다.

물결이 거센 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 공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건축자들은 처음에 두 낭떠러지 사이에 커다란 연을 날립니다. 
일단 연이 강 다른 편에 안착하면 줄이 연결된 셈입니다. 
이 줄에 좀 더 무거운 줄을 묶어서 강을 가로지르게 합니다. 
그리고 난 후에 더 무거운 줄을 엮어 강을 가로지르게 합니다. 
이렇게 한 줄 한 줄 더하여 강철 케이블이 강을 가로지르게 됩니다.  
 
계속 케이블을 늘려감으로써 나중에는 거대한 다리가 완성됩니다. 
어느 누구도 완성된 거대한 다리를 보고서 처음 시작이 연에 한 가닥 줄을 연결하여 짓기 시작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믿음도 이와 같이 발전합니다. 
위대한 믿음은 작은 사랑의 실천이 쌓여진 결과입니다. 
또한 큰 사랑은 작은 믿음이 쌓여진 결과입니다.  
 
사랑은 증가시키지 못하면서 믿음만 증가시키려 한다면 그 믿음이 클 수 없습니다. 
믿음은 사랑의 몸통에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키우려면 사랑도 키워야합니다.  
 
이웃에게 자신의 것을 하나도 나누어주지 않으려고 하면서 주님을 믿는다고만 한다면 그 믿음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과 사랑은 하나입니다. 
믿음은 덜 구체적이어서 확실히 측정되기가 어렵지만 사랑은 노력만 하면 커가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통해 믿음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면 하느님께 대한 믿음도 증가하게 됩니다. 
못 믿는 이유는 사랑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