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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03 조회수 : 428
9월3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독서: 코린토 1서 2,1-5
복음:루카 4,16-30 
 
<안다고 말하면 모르는 것이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물론 가족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가족이 나를 가장 이해하지 못 할 때도 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자녀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함께 오랜 시간을 지내도 서로를 다 알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무엇이 그 사람을 더 이상 알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미 ‘그 사람은 잘 알고 있다’는 교만한 생각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심리가 무엇인지 검사를 받기도 합니다. 
또 그 검사 한 번으로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도 알고 남도 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안다고 믿는 교만한 이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그 사람이 행동할 때 자신들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냅니다. 
상대는 내가 아는 틀 안에서만 행동해야 하고 그것을 벗어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저를 애기 취급하던 분이 어떤 뚜껑을 못 열고 있기에 제가 도와준다고 했더니 저는 못하니 다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빼앗듯이 하여 쉽게 열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예수님을 가장 잘 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누구였을까요? 
바로 나자렛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마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다 보아왔고 그 가족도 잘 아는 사람들은 나자렛 사람들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독이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안다고 믿었기에 더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 틀에 들어가 있지 않으신 분입니다.

행자가 상좌에게 공손히 다가가 물었습니다.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입니까?” 
 
상좌는 스승이신 큰스님의 책을 뒤적여 큰스님 말씀으로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아름다운 삶이란 모름지기 부처님의 넘치는 공덕을 드러내는 삶일 따름이다.”
    
행자가 큰스님을 만나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모른다.”
조금 아는 사람은 이 무지의 경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그래서 계속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며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아는 자는 말이 없습니다. 
안다고 말하면 모르는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은 상대가 어떤 변화를 겪던 이상해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알 수 없는 바다보다 깊고 우주보다 넓은 존재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느님도 그런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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