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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21 조회수 : 377

8월21일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독서: 에제키엘 28,1-10
복음: 마태오 19,23-30

<​돈과 행복은 무관하다> 
  
저는 신학생 때 매우 촌스러웠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얼마나 촌스러웠는지 같은 신학생들이 뒤에서 촌스럽다는 말을 하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도 그때는 참 촌스러웠다고 굳이 또 누가 말을 해 주었습니다.  
 
이름부터가 매우 토속적이고 실제로 전기도 안 들어오는 동네에서 가난하게 자랐으니 촌스러운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부끄러울 것은 전혀 없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자라온 것은 참으로 큰 경험을 주었고 그렇게 가난해지더라도 별 게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굶어야하면 그냥 굶으면서 살면 됩니다. 그게 두렵지 않습니다. 
신학교 때 저는 쫓겨나는 것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처럼 거지로 살아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어렸을 때의 가난을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지금 가난한 삶도 부끄러워합니다. 
왜냐하면 가난하면 행복하지 않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돈과 행복은 무관합니다. 
이것을 믿어야합니다. 
 
한 대학교에서 실험을 하였습니다. 
교수 임용을 두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모두가 정교수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이들의 행복지수를 먼저 측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임용 발표가 난 후 또 행복도를 조사했습니다. 
그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예상대로 임용 된 교수들은 행복도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떨어진 사람들은 행복도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행복지수는 일시적인 것이었습니다. 
 
세 달 뒤 또 행복도를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각자의 행복도는 임용 결과에 상관없이 이전의 행복지수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지금 행복한 사람은 나중에도 행복하고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나중에 돈을 많이 벌거나 큰 명예를 얻어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지 외적인 것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고 평생을 살아야하는 이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전의 행복도를 회복했다고 합니다. 
복권에 당첨 돼도 이전에 행복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후에도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돈이 행복이라고 여기며 그것만 추구하면서 걱정 근심 속에 늙어갑니다.
돈은 오히려 집착만 증가시켜 더 고통을 가져다줍니다. 
명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지키려고 그것이 없던 때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유명한 사람이 평범한 사람보다 더 스트레스가 큽니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문란해지기 쉽고 약물 등에 빠지기 쉬운 것입니다. 
유명해지고 돈 많아진다고 행복하다면 왜 그들이 약물이나 도박 등에 빠지겠습니까? 
배가 부르면 굳이 그것을 자랑할 필요가 없습니다. 
돈으로 만족하지 못하니 돈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부자들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불가능하다고 하십니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자는 돈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는 부자입니다. 
돈이 많더라도 돈이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님을 알면 부자가 아닙니다.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 저커 버그와 같은 거부들은 자기들의 재산 99%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들은 돈의 액수가 자신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려자라 하더라도 신문지 하나 때문에 다른 행려자와 큰 싸움을 벌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신문지가 자신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에 실제로는 위의 거부들보다 더 큰 부자들입니다. 
 
부자가 하늘나라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는 앞의 경우보다 뒤의 경우를 두고 하신 말씀일 것입니다.
워렌 버핏이 2011년 포춘지 9월호에 ‘나의 기부 서약’을 실었습니다. 
여기에 돈이 행복과 무관하다는 그의 생각이 잘 나타납니다. 
 
“저는 재산의 99%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습니다. 규모로 보면 큰 액수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같이 저보다 많은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교회나 기타 기관에 기부금을 내고 있습니다.  
 
제 주식의 1% 이상을 저희를 위해 사용한다 해도 저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지도 더 편안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부한 나머지 99%는 다른 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어머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제 가족이 걸어갈 길은 명확합니다. 
저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사회의 필요를 위해 나누는 것입니다.”
부자가 하늘나라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자는 돈이 행복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돈으로 남을 돕는 일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워렌 버핏과 같은 사람은 부자가 아닙니다. 
돈 때문에 행복이 좌지우지 되지 않음을 알기에 돈에 집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늘구멍 앞의 낙타가 되지 않으려면 부자가 아니면 됩니다. 
돈과 행복이 무관하다는 것을 알면 부자가 아닙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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