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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15 조회수 : 377

8월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복음:루카 1,39-56  
 
<모범이 되는 삶의 기쁨> 

어렸을 때 위인전을 많이 읽으라고 합니다.
그래야 꿈이 생기고 그 꿈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아기는 부모를 닮습니다. 사랑하는 부부는 얼굴도 닮습니다. 
닮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면서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행복인 것 같습니다. 
 
폴란드의 한 마을에 살던 다비드란 소년은 축구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특별히 포르투갈 출신 호날두의 경기는 클럽경기뿐만 아니라 국가대항전까지 놓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친구들과 축구를 하러 가는 도중 과속 차량에 부딪혀 사고를 당합니다. 
다행히 생명을 건지긴 했지만 수술 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몇 달 동안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은 찢어집니다.  
 
의사는 아이가 좋아하던 소리를 들려주면 좋다고 조언해줍니다. 
부모는 의사의 충고에 따라 다비드가 좋아하던 호날두 축구경기를 녹음하여 헤드폰으로 들려줍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큰 반응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고 3개월 후 호날두를 대표로하는 포르투갈과 즐라탄으로 대표되는 스웨덴의 경기가 있는 날에 기적이 발생합니다. 
후반 5분 호날두의 첫 골로 포르투갈이 1:0으로 앞서갔습니다. 
그러나 즐라탄의 연속골로 1:2로 역전당합니다.
호날두는 후반 31분 다시 골을 넣어 2:2가 되었고, 33분 다시 호날두의 골로 3:2로 역전승을 하게 됩니다. 
 
호날두가 역전 골을 넣었을 때 다비드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시 뒤 눈을 떠 의식이 회복되었으며 며칠 뒤에는 말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한 말은 그 경기가 어떻게 끝났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의식불명 상태였음에도 경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다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회복되었고 이 사실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된 호날두는 그를 초대하여 지금까지도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 때문에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아이가 깨어났는데 호날두는 또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호날두가 다비드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일까요?
그는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누군가가 바라는 정상에 선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삶을 바라는 이는 그의 개인적인 친분에 상관없이 그의 미래가 되어버린 사람 때문에 살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을 살리는 힘은 분명 무언가를 닮기 위한 마음입니다. 
사실 무언가를 닮기 위한 마음이 크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뜻과 같습니다. 
사랑이 삶의 이유입니다. 
 
오늘 성모 마리아께서는 모든 인간이 바라는 모습으로 하늘에 오르십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것은 본래 하느님이셨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땅에 묻히는 것이 당연한 인간이 그 몸을 지니고 하늘로 승천하였다는 말은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사실 우리는 그 하나의 희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영혼은 ‘혼’이고 육체는 ‘백’이라 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영혼과 땅에서 올라온 ‘백’이 하나가 되어 살다가 죽게 되면 영혼은 다시 하늘로 가고 육은 땅으로 간다는 사상을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교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하나가 된 영혼과 육체는 갈라지는 일이 없습니다. 
성모님이 영혼만 하늘로 올라가셨다면 크게 존경받으실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영혼과 육체가 합쳐진 것이고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면 더 이상 사람이 아니게 됩니다.
이는 마치 컴퓨터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것이지 각각으로는 컴퓨터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한 인간의 육체가 땅에 묻히지 않고 하늘로 올랐다는 사실이 흙으로 지어진 우리들도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육체까지 구원받지 못하면 완전히 구원된 모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인류 구원의 모델이 되는 것이 쉬운 일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성모님은 인격적으로 흠도 티도 없이 죄에 물들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셨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세상 모든 인류의 모범이 되신 것이 순전히 은총으로만 된 것이라면 그분을 존경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만 존경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 사람이 한 행위대로 갚아주시는 분이십니다. 
성모님께서 가장 먼저 당신 육체까지 구원받으셨다면 성모님만큼 노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어느 날 한 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간디를 찾아왔습니다.
“선생님, 제 아이가 사탕을 너무 많이 먹어 이빨이 다 썩었어요. 
사탕을 먹지 말라고 아무리 타일러도 말을 안 듣습니다. 
제 아들은 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엇이든지 잘 들어요. 그러니 선생님께서 말씀 좀 해주세요.”
     
그런데 뜻밖에도 간디는 “한 달 후에 데리고 오십시오. 그때 말해주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이 어머니는 놀랍고도 이상했으나 한 달을 기다렸다가 다시 간디에게 갔습니다. 
 
“한 달만 더 있다가 오십시오.”
“또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하나요?”
“글쎄 한 달만 더 있다가 오십시오.”
아이 어머니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으나 참고 있다가 한 달 후에 또 갔습니다. 
 
“애야, 지금부터는 사탕을 먹지 말아라.”
“예! 절대로 사탕을 안 먹을래요.”
소년의 어머니가 간디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말씀 한 마디 하시는데 왜 두 달씩이나 걸려야 했나요?”
“실은 나도 사탕을 너무 좋아해서 사탕을 먹고 있었어요. 
그런 내가 어떻게 아이에게 사탕을 먹지 말라고 할 수가 있나요. 
내가 사탕을 끊는데 두 달이 걸렸답니다.” 
 
어떤 아이가 냉담하다가 성당에 다니고 싶다고 말해 부모가 놀랐다고 합니다. 
부모가 성당을 너무 열심히 다니니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누군가의 모범이 될 수 있고 닮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성모 마리아처럼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하늘로 오르는 이들이 많으면 성당이 생동감이 넘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성모님을 구원의 모델로 삼고 닮고 싶은 마음이 있는 이들은 또 누군가의 모범이 되고 있고 그것이 나중엔 큰 기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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