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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02 조회수 : 478

8월2일 [연중 제17간 목요일] 
 
독서 : 예레미야. 18,1-6
복음: 마태오 13,47-53

<나의 가치가 평가받는 심판의 순간> 
 
모파상의 ‘비계덩어리’란 소설은 진정한 인간의 가치는 인간이 평가하는 기준과는 다를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프랑스의 루앙 시를 프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을 때 몇 명의 귀족, 정치인, 부자, 종교인이 함께 탈출을 감행합니다.  
 
그 중에 비계덩어리로 불리는 창녀 한 명도 끼여 있었는데 조금 뚱뚱하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눈을 가졌고 자신이 가진 음식을 일행과 나눌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도 지녔습니다. 
무엇보다 프러시아의 시민이 될 수는 없다는 애국자 중 하나였습니다. 
 
일행은 토트 시에 잠깐 머물게 됐는데 그 젊은 창녀에게 눈독을 들인 프러시아군 장교가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으면 그들을 통과시켜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그러나 프러시아가 싫어 탈출한 애국자가 프러시아군 장교와 잠자리를 할 리가 만무했습니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여관방에 갇혀 지내다보니 일행도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창녀 주제에. 한 번 자 주면 되지.’
그래서 그녀가 장교의 말을 들어줄 수 있도록 설득하였습니다. 
심지어 함께 탈출하는 수녀들까지도 그녀를 설득하였습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위대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창녀는 장교와 하룻밤을 허락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일행은 창녀를 벌레 보듯 합니다. 
음식도 챙겨올 시간이 없었던 그녀에게 음식을 나누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애국심에 가득 차 자신들만의 목소리로 혁명가를 크게 부를 뿐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이 사람들 중 유일하게 비계덩어리만 순결하게 보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이들은 이 창녀를 물건처럼 이용하였고, 창녀는 그들을 위해 십자가를 졌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인 십자가 사랑뿐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가치는 세상에 평가하는 가치와 매우 다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은 이 세상에서 바보취급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세상 대부분이 사랑이 없는 이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많은 이들로 구성되었다면 지구 온난화나 기아로 죽어가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사랑은 세상의 존재원리가 아닙니다. 
세상은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배만 채우는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수님도 결국 오래 못 버티고 그들에게 못 박히게 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패배가 아니었습니다. 
사랑의 승리였습니다. 
세상과 싸워 이기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부활시키시며 이를 증명해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늘나라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분별하여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안 좋은 것은 밖으로 내던져버리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물고기를 잡으면 보통 필요한 물고기는 가져가고 불필요한 물고기는 다시 물속으로 던져 버립니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이 세상에 적응한 물고기들은 그냥 그 물에 다시 던져버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잘 적응해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님이 보실 때 하늘나라에는 합당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이는 이 세상에서 십자가를 진 사람처럼 이용당하고 가난해지고 바보가 됩니다. 
그러나 주님만은 참 가치가 사랑에 있음을 아십니다. 
 
한 소년이 할아버지에게 삶의 가치에 대해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돌 하나를 주며 먼저 시장에 가서 팔고 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값을 물어보거든 손가락 두 개만 펼쳐 보이라고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그 돌을 자신의 집에 장식하겠다고 하며 아이의 손가락 두 개를 보고 2달러에 사겠다고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를 다시 박물관으로 보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2천 달러에 산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보석채굴장에 가서 팔아보라고 합니다. 
책임자는 그 귀한 돌을 2십만 달러에 사겠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돌은 자신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해주는 이에게 갈 것입니다. 
세상에서 높게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께 가장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상에서 버림받은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기도 합니다.
주님만이 우리 가치를 아시고 어디에 쓰여야 하는지 아시는 분이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이용하지만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나의 십자가를 집니다.  
 
이 세상에서는 비록 눈물을 흘릴지라도 언젠가는 주님께서 갚아주실 것입니다.
심판이 없다면 주님을 따르는 이들의 가치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은 자신이 만든 소중한 가치를 세상에서만 평가받게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심판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심판은 보물을 볼 줄 아는 눈을 지닌 이들에 의해 참 가치가 가려지는 순간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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