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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30 조회수 : 359

7월30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13,1-11
복음: 마태오 13,31-35

<공동체 결속력의 원리> 

주원장이 세운 중국 명나라는 지속적인 전쟁으로 국력이 쇠퇴해지자 결국 청나라에 의해 멸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어떤 나라든 멸망하는 원인이 외부에 있기보다는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청나라는 명나라와 전쟁 중이기는 했지만 명나라의 국력을 쇠퇴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명나라가 쇠퇴하게 된 것은 농민군이 주축이 된 ‘이자성의 난’ 때문이었습니다.  
 
이자성은 농민군을 이끌고 북경을 함락하여 자신들의 수도로 선포할 정도로 큰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때 청나라군은 신해관이란 관문을 넘지 못해 명나라로 진입도 못하고 있었는데, 명나라의 장군인 ‘오삼계’가 청나라의 힘을 업고 반란을 진입하지 위해 신해관을 열어주었던 것입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항상 우리 몸에 있지만 면역력이 좋을 때는 감기에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몸이 약해지면 그것들을 이길 수 없게 됩니다.  
 
중국의 한 왕조인 명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망할 때는 이와 같이 ‘내부 분열’을 먼저 겪습니다. 
 
이런 의미로 뭉치면 강해지고 흩어지면 약해진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작은 나라 이스라엘을 그 많은 중동국가들이 건들 수 없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국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결속력’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들의 결속력은 야훼신앙에서 옵니다. 
선택된 백성이라 주님께서 지켜주신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결속력은 한 사상이나 종교에 있지 않습니다. 
결속력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무작정 자신들의 신이나 군주에 의지하다가는 언젠가 한계에 다다르게 됩니다.  
 
교회가 2천년 이상 결속력을 유지하는 원인은 그 하느님 존재를 믿는 것에 있지 않고 그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실천’에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은 예레미야 예언자를 보고 아마포 띠를 사서 허리에 두르고 물에 담그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다시 유프라테스 강으로 가서 거기 틈새에 띠를 숨겨두라고 하십니다.  
 
다음 날 와 보니 흙 속에 있었던 띠가 썩어서 쓸모없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그처럼 썩혀 버리겠다.” 
 
이스라엘은 사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주님께 순종하는 것은 잊었습니다. 
주님께 순종하면 십계명을 지켰을 텐데, 십계명은 사랑의 계명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온 이스라엘 집안과 온 유다 집안을 나에게 붙어 있게 한 것은 그들이 내 백성이 되어 명성과 칭송과 영광을 얻게 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 않았다.” 
 
한 나라가 결속력을 가지려면 신념이나 종교보다는 각자가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은 믿었지만 사랑은 버렸습니다. 
그러면 띠가 부패하여 부서지듯 한 나라도 그런 운명을 맞게 됩니다.  
 
한 가족이 결속력이 강해지려면 그 핏줄임을 믿는 것보다는 오고가는 사랑을 키워야합니다.
같은 핏줄임을 알아도 그 안에 오고가는 사랑이 없다면 그 가족은 곧 파탄날 것입니다. 
 
모든 공동체의 결속력은 사랑의 에너지에서 옵니다. 
그래서 한 사회의 결속력이 굳건해지려면 모든 개개인에게 충분한 사랑의 에너지가 전해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회보다는 공동체가 그 사랑의 결속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받은 사랑의 에너지로 사회가 강하게 결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핵은 가정입니다. 
그래서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도 바로 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가정은 그 결속력을 위해 사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곳이 종교입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사랑을 가르칩니다. 
그 안에서 사랑을 받고 그 사랑으로 가정에서부터 용서와 화해와 일치가 일어납니다.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하는 공동체는 이내 분열되고 망하게 됩니다. 
어느 나라도 망하기 직전엔 반드시 분열이 있습니다. 
나라의 분열이 있고 그 이전엔 가정의 분열이 있을 것이며 그 이전엔 각자에게 사랑을 전해줄 철학이나 종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종교는 먼저 사랑으로 가정이 분열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종교를 지키기 위해 이혼을 해도 좋다고 쉽게 말하는 그런 종교를 조심해야 합니다. 
종교나 신념보다는 사랑입니다. 
종교로부터 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을 실천할 때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이 순서를 잊고 자신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나 국가를 강하게 해 보겠다는 생각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세포가 건강해야 근육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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