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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17 조회수 : 917

7월17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독서 : 이사야 7,1-9
복음: 마태오 11, 20-24

<사람을 두려워함은 하느님을 두려워함과 같다> 
 

예일대 로스쿨 졸업, 구글과 맥킨지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2006년 미 CBS의 대형 리얼리티쇼 ‘서바이버’ 우승자이기도 하며, 한인 최초 미 국영방송 PBS ‘Link Asia’의 진행자이기도 한 권율 씨가 ‘세바시’에 나와 ‘내 안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이란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그의 경력만 본다면 엄친아로 성공가두만 달려왔을 법하지만 그는 내성적인 성격과 공황장애,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살까지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활달한 성격이었지만 동양인이고, 혀가 짧아 발음이 좋지 않고, 그래서 아예 말을 하지 않아 학교에서는 왕따가 되었고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화장실에 끌려가서 심하게 얻어맞고 오줌세례를 받은 이후로는 공중화장실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트라우마까지 생겼습니다.  
 
백인이나 여자들을 만나면 셔츠가 다 땀에 젖을 정도로 땀이 나는 증상이 생겼고 결벽증까지 생겨 손이 다 갈라질 지경으로 하루에도 20번 이상 손을 씻어야 했습니다. 
 
중학교 때 세상이라는 이 감옥에서 사는 것이 너무 힘겨워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자신이 아는 형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도 이대로 간다면 그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삶을 바꾸어보기로 결심합니다. 
수업 때 한 번도 질문해 본 적이 없지만 수업 시작 후 10분 안에 한 번은 질문을 한다든지, 학교에서 하루에 여자에게 말을 한 번은 꼭 걸어본다든지, 드라마 클래스와 토론 클럽에 가입하고 운동도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게 정해 놓아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인정해주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나아지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발전해나갔습니다.  
 
주위에 부모님도, 형도, 친구들도, 선생님도 자신이 신뢰할 수 있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두렵게 보이니 모든 사람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런 작은 하루하루의 승리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권율 씨의 하루하루의 일상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결심을 실천하는 훈련의 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과 그냥 살아가는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집니다.  
 
그는 이 모든 이야기를 ‘나는 매일 진화한다’는 책에 썼습니다. 
사람 앞에 설 수 없다면 세상에서 살 수 없습니다. 
두려움이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살려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유다 왕국은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아람과 사마리아가 예루살렘을 정복하기 위해 진을 친 것입니다. 
당시 유다 임금은 아하즈 왕이었고 그는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이렇게 전하라고 하십니다.
“진정하고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 네 마음이 약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 있지 못하리라.” 
 
두려움은 믿지 않는 데서 옵니다. 
하느님께 대한 불신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나친 신뢰 때문에 생깁니다. 
자신을 믿으니까 두려운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으면 하느님도 두렵지 않습니다.
두려운 사람을 믿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이란 믿고 사랑하는 분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지 하느님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은 믿을 분입니다. 
하느님을 믿으면 세상이 두렵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람이 두려우면 하느님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두려워한다는 말은 믿지도 사랑하지도 않는다는 말입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연습해야 할 것은 하느님 나라에 살 때 그분이 두려워 나무 뒤로 숨지 않기 위해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법을 터득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보이시지 않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훈련을 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두려워하면 하느님 앞에서도 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기 위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성경에서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 365번 나온다고 합니다. 
매일 매일 두려움과 싸우라는 뜻일 것입니다.
예수님도 수없이 제자들에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 세상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그들 앞에서도 서지 못하면 하느님 앞에서도 서지 못할 것입니다.
두려운 사람들은 우리의 훈련 대상입니다.
피하지만 말고 극복해봅시다. 
모든 불행은 두려움에서 시작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합시다.  
 
그런 연습을 오늘도 구체적으로 해 봅시다.
두려움을 극복하면 극복할수록 그만큼 하느님과 더 가까워집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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