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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16 조회수 : 340

7월16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복음: 마태오 10,34-11,1

<성령의 칼의 용도> 
 

1328년 프랑스, 카페왕조의 국왕 샤를 4세가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사망하자, 사촌 형 필립 6세가 왕위를 계승합니다. 
그런데 잉글랜드의 국왕이자 샤슬 4세의 조카였던 에드워드 3세가 왕위 계승의 정통성 논란을 일으킵니다. 
그렇게 프랑스와 잉글랜드 간에 시작된 전쟁이 거의 100년을 끌게 됩니다. 
 
전세는 잉글랜드의 편이었습니다. 
프랑스는 페스트, 농민 반란 등으로 마지막 보루인 오를레앙까지 몰리게 됩니다. 
이 때 등장한 16세 소녀, 그녀가 잔 다르크(1412-1431)입니다.  
 
그녀는 프랑스를 구하라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말하며 전쟁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그녀의 말을 믿기 시작합니다. 
 
“신의 계시를 받고 우리를 구하러 온 소녀가 참전하였다.”
“그녀는 목에 화살을 맞고도 살아났다.”
“프랑스 군은 하느님이 지켜주신다.” 
 
프랑스는 마지막 보루였던 오를레앙에서 잔 다르크의 활약으로 크게 승전을 거둡니다.
오를레앙에 이어 랭스지역까지 진군한 당시 샤를 왕세자는 랭스 성당에서 국왕 대관식을 거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잔 다르크는 말합니다. 
 
“폐하, 이제 프랑스를 다스리는 진정한 국왕이 되셨습니다.”
하지만 1430년 5월 콩피에뉴 전투에서 잔 다르크는 부르고뉴파 군의 포로가 되고 잉글랜드 군대로 넘겨집니다. 
샤를 7세 국왕은 자신을 왕위에 오르게 해 주었던 잔 다르크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자신보다 인기가 높았던 잔 다르크를 시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잉글랜드는 그녀를 군사재판이 아닌 일곱 번의 종교재판에 회부하고 1431년 루앙의 마르셰 광장에서 성녀가 아닌 마녀로 낙인찍어 군중이 보는 앞에서 화형을 시킵니다. 
 
영웅 소녀의 죽음 앞에 단결한 프랑스 사람들은 1453년 기나긴 백년전쟁을 자신들의 승리로 이끕니다. 
잔 다르크의 출현으로 단결한 프랑스 사람들은 자신의 주인인 영주가 아니라 프랑스라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워 국가와 국민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바탕이 되는 근대로 넘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백년전쟁과 잔 다르크’, 5분 사탐 세계사, EBS] 
 
 
프랑스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함께 유럽 가톨릭의 명맥을 이어온 나라입니다. 
하지만 영국은 백년전쟁 이후 헨리 8세가 교황청과 대립하며 영국 국교회를 설립합니다.  
 
만약 잔 다르크의 활약이 없었다면 프랑스가 영국의 지배하에 들어갈 수도 있었고 그렇다면 프랑스도 개신교가 될 가능성이 많았던 것입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어린 소녀를 보내어 프랑스를 구해내셨습니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 국왕에게 선물된 성령의 칼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샤를 7세는 그 칼을 시기한 나머지 자신 안에 붙여진 성령의 불을 꺼버렸습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께서 주인이 되시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 안에서 성령께서 활동하실 수 없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은총을 받아도 금방 식어버리는 이유는 그 은총이 나를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잔 다르크는 화형 당한지 500여년이 지난 1920년 베네딕도 15세 교황에 의해 시성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은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이 주시려는 것은 성령이십니다. 
그리고 성령은 칼로도 비유됩니다(에페 6,17 참조).  
 
칼은 싸우고 자르는 용도로 쓰입니다.
무엇과 싸울까요? 죄와 싸웁니다. 
무엇을 자를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가족을 당신보다 더 사랑하는 이는 당신에 합당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자신까지 십자가에 못 박지 않는 사람도 당신에게 합당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그 칼로 잘라야하는 것은 세상의 애정과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입니다. 
그러나 샤를 7세 국왕은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는 애정과 자기 자신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가 버려야 했던 것은 은총으로 주어졌던 성령의 칼이었습니다. 
 
성령을 청하면서 동시에 세상 것까지 함께 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은총을, 명예가 높아지는 은총을, 잘 먹고 잘 사는 은총을 청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을 끊는 것이 은총인데 그것을 함께 청하고 있으니 결국 그 사람 안에 성령의 은총이 들어와도 금방 꺼져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이 세상과 자신까지 십자가에 못 박을 수 있어야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게 되고 그래야 하늘나라 시민의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를 위해 주어지는 것이 은총의 칼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은 이 세상에서 성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한 애정을 끊게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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