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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3-23 조회수 : 100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순간순간 정성과 최선을 다하고! 

 

 

예수님 시대 통치자들 입장에서 가장 골치아픈 지역이 있었다면 다름 아닌 갈릴래아 지방이었습니다.

변방 중의 변방이었고,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비교가 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었습니다.

뿐만아니라 로마 식민 통치나 허수아비 헤로데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폭동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었으니, 눈엣가시 같은 지방이기도 했습니다. 

 

빌라도에 의해 저질러진 갈릴래아 대학살 사건도 그 지방 사람들이 폭동을 음모했다는 정보가

빌라도의 귀에 입수되어 초래된 사건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대학살 사건 때문에 갈릴래아 지방의 분위기는 흉흉했었는데, 하필 그즈음에 실로암 연못 근처에 있는 높은 탑이 무너져 18명이나 되는 사람이 압사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빌라도에 의해 저질러진 대학살 사건이나 실로암 탑 붕괴로 인한 압살 사건에 대해서 하느님으로부터의 진노 내지는 책벌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실수와 부족함으로 인해 저질러진 인재를 하느님과 연결시키지 말라고 엄중히 분부하셨습니다.

또한 인간이 자주 직면하게 되는 불운은 하느님의 책벌이라기보다는 경고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더불어 갑작스레 닥친 날벼락으로 희생된 사람들이 남아있는 사람들보다 악해서 그런 일을 겪은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살아남았다고 안심하지 마라는 경고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 13,5) 

 

불완전한 존재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불행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행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회개의 삶을 살라는 하느님 메시지로 여겨야겠습니다.

시련 앞에 설 때마다 우리는 좀 더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해야 마땅하겠습니다. 

 

우리 인간은 대부분 지금 현재 내 삶이 크게 불행하지 않고, 크게 요동치지 않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함부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다가는 조만간 큰코다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불행은 전혀 예기치 않았던 순간에 순식간에 찾아옵니다.

우리의 죽음도, 인류 전체를 향한 종말도 그렇게 번개처럼 다가올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노력이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하느님을 바라보는 노력입니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순간순간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자주 바라보고, 어쩔 수 없는 죄투성이 인간임을 주님 앞에 겸손하게 고백하며, 주님 은총 아니라면 단 한 순간도 홀로 설 수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수시로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틈만 나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주님의 은총에 호소함을 통해 은총을 받고

구원을 얻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루카 13,7)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곧 이스라엘 민족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다른 민족들이 받아보지 못한 주님의 총애를 받아왔습니다.

율법을 받았고, 예언자를 받았습니다.

계약을 받았고 성전을 받았습니다. 

 

이제 주님께서는 이 민족에게 결정적인 선물,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은 가장 결정적인 선물마저도 거부하고 발로 차버렸습니다.

결국 이 민족의 운명은 끝이 날 판국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교회와 성사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계약의 복음을 받았으며, 언제나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주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누구도 하느님께서 자신을 외면하신다고 불평할 수 없습니다.

그저 감사하면서, 감지덕지하면서 주님께서 불러주신 각자의 처지에 합당한 삶을 기쁘게 살아가는 것,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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