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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3-11 조회수 : 110

우리가 매일 바치는 기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잡신을 섬기던 이스라엘 주변 이민족들의 기도 습관 중에 하나가 예수님께서 지적하시는 바처럼

빈말을 되풀이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기도는 길고 장황하고 요란스러웠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과거 우리나라 무속인들처럼 기도했습니다.

징이며 북 등 타악기를 통원해서 분위기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잡신들을 불러냈습니다.

길길이 뛰고 작두를 타면서 몸을 워밍업시키고 마침내 탈혼, 접신 과정을 통해 잡신이나 영혼들을 불러내 대화를 시작합니다. 

 

가급적 더 힘센 신을 불러내 원하는 바를 집요하게 청하고 또 청합니다.

여의치않으면 더 강도를 높여 압박하고 밀어붙여 잡신이 어쩔수 없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그런 식의 웃기는 기도를 바쳤던 것입니다. 

 

이방 민족들의 그런 저급한 형태의 기도는 자연스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스며들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길고 장황하게, 이 말 저 말 붙이고 또 붙였습니다.

기도가 아니라 하느님을 압박하고 강요하는 불경스런 행위였습니다. 

 

가만히 진단해보니 오늘 우리 기도 안에도 그런 이방인들의 기도 요소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 죽었다 깨어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지나친 요구나 무리한 청원을

세상 집요하게 반복합니다.

어떤 청원 기도는 듣고 있노라면 너무나 황당해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기복적이고 미성숙한 기도입니다. 

 

이렇게 기도 아닌 기도를 끝도 없이 되풀이하는 오늘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신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비록 짧지만 우리가 바치는 기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기도의 모델, 구체적인 기도의 방식을 명확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 특징은 다른 무엇에 앞서 하느님께 최우선권을 두는 것입니다. 

 

기도 때, 다른 무엇에 앞서 하느님 아버지의 이름을 크게 불러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거룩하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바치는 모든 기도가 미성숙한 기도에서 보다 성숙한 기도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나 중심의 기도에서 공동체 중심의 기도, 하느님 중심의 기도로 성장해야 하겠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만사형통과 가화만사성도 청해야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또 다른 세상에서의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더 간절히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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