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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3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2-02 조회수 : 166

모두 알려라!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갈릴래아 호수 건너편 게라사인들의 지방으로 가십니다.

게라사는 요르단강 건너편에 위치한 데카폴리스(=‘열 개의 고을을 뜻하는 지명) 지역의 특정 고을을 가리키나, 복음저자 마르코는 이방인 지역인 데카폴리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이 갈릴래아를 중심으로 활동해 오셨다면, 오늘 처음으로 이방인 지역을 방문하여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파하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십니다. 이방인 지역은 제자들에게도 처음입니다!

 

앞선 복음 말씀에서도, 예수님은 몇 차례 마귀를 제압하시며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음을 선포하신 적이 있지만(마르 1,21-28.32-34; 3,7-12), 오늘 만나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은 대상이 좀 남다릅니다.

당시에는 자연 동굴이나 바위를 파서 무덤을 만들었는데, 이 사람은 부정한 공간으로 취급되었던 바로 이 무덤에 거주했으며, 어떤 방법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했던 인물로 소개됩니다.

이 사람도, 다른 마귀 들린 사람들처럼, 예수님의 신원을 폭로합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신원을 미리 폭로해서 구원 사업을 훼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입니다.

 

예수님은 더러운 영을 쫓아내신 다음, 다른 곳에서처럼 함구령을 내리는 대신에,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십니다. 복음서에서는 처음 보는 광경입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에 제 이름은 군대입니다. 저희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함구령을 생략하신 이유는 그 필요성 여부 문제일 것입니다. 현장에는 예수님과 제자들과 마귀 들린 사람 외에 다른 사람들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군대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는 레기온(라틴 말로는 레기오 또는 레지오), 6000여명의 군사로 이루어진 군대 단위를 말합니다. 군대라는 이름을 통해 마귀 들린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추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왜 통제가 불가능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오늘 이야기는 병을 고치고 마귀를 쫓아내는 일반적인 이야기의 범위를 뛰어넘어, 사탄의 왕국에 대한 예수님의 승리를 보여줍니다.

아무리 강력하고 집요한 마귀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나라는 건설된다는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는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마귀들에 대한 예수님의 권위가 이교도들의 땅에서도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음을 드러내며, 예수님과 함께 있는 제자들에게 복음 전파의 공간이 이스라엘은 물론 이방인 지역을 포함한 온 세상임을 밝혀주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남게 됩니다.

 

예수님은 치유 받은 이 사람에게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하고 명하십니다.

선교는 이처럼 우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내가 직접 체험한 바를 전하는 일로 시작됩니다.

오늘도, 가족을 포함한 가까운 이웃들과 동료들에게 신앙의 기쁨과 행복을 전하고 나누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일조하는 뜻깊은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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