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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2-29 조회수 : 179

예전에 아는 청년들과 야구장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경기는 흥미로웠고, 역전에 역전을 거쳐 응원하던 팀이 이겨서 너무나 기분 좋은 경기였습니다. 함께했던 청년들도 모두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한 청년이 이렇게 말합니다. “솔직히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재미있는 경기였는데 왜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요? 야구 규칙을 하나도 몰랐고, 그날이 야구를 처음 본 날이었다는 것입니다. 하긴 미국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미식축구를 저는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예 관심도 없습니다. 예전에, 교구청에서 생활할 때, 인천교구 초대 교구장님이신 고(故) 나 굴리엘모 주교님과 함께 미식축구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주교님께서는 너무나 신나셨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위해 친절한 설명도 계속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재미가 없어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졸았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이런 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모르면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습니다. 주님도 그렇지 않을까요? 주님을 모르면 신앙이 재미없고 지루하게만 여기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을 알게 되면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신앙이 지루하다면서 주님을 멀리해야 할까요?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기에 계속 모르는 길을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든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 파스카 축제를 지내러 부모와 함께 예루살렘에 가셨습니다.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가는데,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고 성모님과 요셉 성인은 일행 가운데 있으려니 하면서 하룻길을 간 것입니다. 하루가 지나서 부모는 예수님을 찾기 시작했고, 예루살렘 성전에 와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요? 그래서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라는 대답을 하십니다.

 

이 말에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통은 부모의 마음을 애타게 한 자녀를 혼내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에 대해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보통은 가족 모두가 성당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하면 성가정이라고 하지만, 더 큰 의미를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이 이룬 가정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서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서로에게 봉사함으로 자기를 내어주는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우리의 가정은 과연 성가정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서로를 알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또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봉사하고 있나요?

 

 

오늘의 명언: 세상이 몰라주는 죽음이라고 그 삶이 잘못 산 것은 아니다(호라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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