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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4-12-25 조회수 : 161

어둠 속을 비추는 빛


[말씀]

1독서(이사 52,7-10)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 땅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을 때 한 예언자, 흔히 제2 이사야라 불리는 예언자가 다가올 해방을 선포합니다. 이 선포의 말씀은, 말씀만으로 이미 해방자이신 하느님을 향해 서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감동적인 말씀으로 머뭅니다. “예루살렘의 폐허들아, 다 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예루살렘을 구원하셨다.”

2독서(히브 1,1-6)

히브리서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오늘 말씀은 마치 복음서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신가?”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 되는 그리스도의 신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유다인들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논리를 통해 펼쳐지면서 아드님의 의미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히브리서 저자는 이 아드님이 천사들보다 더 위대한 존재임을 신학적으로 증명하는 가운데 결국 천사들도 모두 경배해야 할 대상이라고 가르칩니다.

복음(요한 1,1-18)

복음저자 요한은 자신의 기나긴 사도 활동 내내 추구해 왔던 깊이 있는 묵상을 통하여 스승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밝힙니다. 그는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반영하는 말씀이 창조와 창조의 연속인 역사를 통하여 어떻게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지 간결한 문체로 서술합니다. 창조의 순간부터 싹이 트고 자라나기 시작한 이 광채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이 광채는 또한 그분을 향하여 서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빛을 발산하기 시작합니다.


[묵상]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제 그분은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입니다.

저 멀리 하늘 높은 곳에만 계신 분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 숨어 계시는 분도, 우리의 삶, 때로 너무 힘겨워 어찌할 줄 모르는 우리의 삶에 무심하신 분도 아니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오로지 이것 하나를 위해서 그분은 신성을, 하느님이심을 포기하고 사람이 되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겁니다.

구원이, 영원한 행복이 하느님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이제부터 또다시 시작입니다. 이 하느님의 모습보다 우리를 더 기쁘고 든든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심으로 사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하느님이 사람 되셨다는 것은 사람의 모든 것 받아들이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모습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차갑고 지저분하고 역겨운 마구간, 그리고 구유! 예수님은 바로 배고픔과 목마름과 헐벗음으로 차가운 이 세상, 탐욕과 시기와 질투로 지저분한 이 세상, 불의와 불목과 증오로 역겨운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겁니다.

누가 꼬집으면 아픔을 느끼는 우리의 모습,

누가 걷어차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우리의 모습,

불필요한 일에 불안과 조바심을 느끼며, 유혹에 쉽게 빠지는 나약한 우리의 모습,

심지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죽음까지도 받아들이신 겁니다.


오로지 사랑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들, 하느님 사랑이 새겨져 있는 사람들, 아무리 부인해도, 아무리 모른 척해도 하느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 몰랐을 것입니다. 사랑을 말할 자격도 없었을 것이고, 실천할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랑을 말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람임을 그대로 드러내 줍니다!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이렇게 철저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감동적인 일입니다. 가슴 벅찬 일입니다. 넘어져 있는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북돋아 주는 기적입니다.

바로 이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며, 어제의 삶을 되새기고 또 내일의 삶을 기다립니다.

앞으로의 삶이 더 힘들게 펼쳐진다 해도, 이젠 걱정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사람이 되어 오셨기 때문입니다.


다시금, 성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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