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 요한 탄생 예고
무대의 막이 걷히고, 구원의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우리는 구약성경 시대에서 나와 신약성경 시대로 들어섭니다. 즈카르야에 이어 마리아에게 전달된 대조적인 두 가지 탄생 예고 말씀이 시대의 넘어섬을 일러줍니다.
즈카르야를 향한 예고에서 우리는 아직 예루살렘 성전과 엄숙하고 화려한 전례, 곧 분향, 구약의 제도적인 성직자가 규정에 따라 올리는 저녁 제사, 군중의 무리가 멀리서 기도로 함께하는 전례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와 달리, 마리아를 향한 예고는 평범한 일상생활 중에 처녀가 머무는 조촐한 집에서 전개됩니다. 외부에서 규모 있게 거행되던 예식에서, 이제 모든 것은 마음에서 이루어집니다 하고 예수님이 앞으로 그토록 강조하실, 마음으로 올리는 전례로 옮겨갑니다. 어느 군중도 나자렛의 평범한 집에서 강생(降生)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내적 사건, 신비로운 사건이었습니다.
즈카르야와 마리아를 향한 예고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다른 문턱, 기다림의 세계와 이루어짐의 세계 사이에 놓인 문턱을 넘어섭니다. 태어날 아기의 이름은 주님께서 은총을 베푸신다 하는 의미의 요한입니다. 요한은 은총을 베푸실 주님을 받아들일 백성을 준비시켜 나갈 것입니다.
모든 것이 미래를 향해 있던 시기가 끝나고, 이제 주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 서둘러야 할 시기가 열립니다. 요한이 은총을 베푸실 분을 향해 백성을 준비시켜나갈 그분은 예수님, 곧 주님께서 구원을 베푸신다 하는 의미의 예수님입니다. 하느님의 은총 가운데 은총인 구원을 이루기 위해 오시는 분입니다.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지고의 뜻인 구원을 이루실 분입니다.
그러나, 이 지상에서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내내, 우리는 곧바로 쉼 없이 열심히 살아가야 할 현재와 신비로운 영원을 향해 달려가야 할 미래라는 두 가지 실존을 살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땅에 발붙이고 살면서도 하늘을 지향해야 하는 사람들,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서도 미래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별히 이 대림시기, 세례자 요한이 준비하고 가르쳐준 길을 따라 성심껏 걸어가는 가운데,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오늘도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의 은총, 나아가 주님의 구원을 미리 맛보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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