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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25 조회수 : 169

봉헌은 고통스러워야 효과가 있다 
 
 
오늘 복음은 과부의 헌금입니다.
예수님은 액수로는 얼마 안 되지만, 전 재산을 바친 과부를 많은 재산 가운데 일부를 봉헌하는 부자들과 비교하십니다.
봉헌의 더 큰 효과를 누가 더 받을까요? 봉헌의 효과는 무엇일까요?
사랑을 실천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심판의 기준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1976년은 중국 전체가 먹을 것이 없어서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중국 탕산시에는 인구 70만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지진이 일어나 23초 만에 24만2천 명이 죽었습니다.
가히 저주라 할 만한 대재앙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있었던 일본대사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참사 속에서도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이 없었고 남을 해치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위기에 처한 이웃의 생명과 재물을 구하러 서로 불 속에 뛰어들었으며 자신이 먹기에도 부족한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더라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강제된 행위가 아니라 자유의사에 의한 행위였다는 데서 외국인 목격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같은 해 세계 최고의 부를 자랑하는 미국 뉴욕시에서 1977년 12시간의 정전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신문, 방송에서는 그 상태를 ‘연옥’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전등이 꺼져서 자기 얼굴이 타인에 의해서 식별되지 않게 되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그들은 남의 재산을 파괴하고 약탈하고 방화하고 강간하고 서로 찌르고 죽였습니다.
불만 들어오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도시를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던 것입니다.  
 
봉헌은 나의 것 일부를 주님께 봉헌하며 나의 모든 것이 주님 것임을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왜 탕산시의 사람들은 이웃을 돌볼 줄 알았고 뉴욕 시민들은 남의 것을 약탈했을까요?
이는 봉헌이란 것이 자신의 마음을 먼저 아프게 만들지 못하면 이웃에게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고대 일본의 전설 중 하나입니다.
이 전설은 산골 마을에 살던 한 여인이 두 아이가 있었는데, 한 명은 건강하고 잘생긴 아이였고, 다른 한 명은 장애가 있는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관습에 따라 강에 제물을 바치러 가야 했는데, 사람들은 여인이 장애가 있는 아이를 바칠 것으로 생각했지만, 강가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건강하고 잘생긴 아이를 제물로 바치고, 장애가 있는 아이와 함께 돌아왔다는 내용입니다.
한 선교사가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당신의 종교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저희는 신에게 더 좋은 것을 바쳐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더 좋은 것을 바칠 때는 더 마음이 아픕니다.
더 마음이 아플수록 내가 가진 것의 가치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그러면 그것조차 가지지 못한 이들에 대한 연민이 커집니다.
이것이 탕산시와 뉴욕의 차이를 만든 것입니다. 봉헌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 못하면 그 봉헌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증가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MC인 방송인 윤택은 개그맨을 하기 전에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가
망해서 30세가 넘어 8억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간신히 개그맨으로 데뷔하여 돈을 다 갚았지만,
다시 침체기에 들어섰습니다.
이때 맡게 된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 중의 가장 인상에 남는 분은 재개발로 300억의 돈을 벌었지만, 방탕과 사기로 모든 돈을 잃게 된 자연인이었습니다.
그가 밧줄을 사서 산에 올라 나무에 걸치고 목을 매었을 때 멀리서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예뻐서 하루를 더 살아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 밧줄을 베고 자고 나서 아침에 뜨는 태양을 보고는 너무 감사해서 그 땅에서 눌러앉게 되었다는 사연입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렇게 마음이 아플 때 비로소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가질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형식적인 봉헌이라면 그 봉헌이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금은 아프더라도 십일조를 봉헌하며 자아를 매번 밟아주고 이웃 사랑을 키워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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