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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21 조회수 : 120

부부싸움을 안 하는 집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긴 남남이 만나서 서로 맞춰서 산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때 부부싸움 하시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큰 목소리가 날 때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서로 물건을 부수면서 싸운다는 것도, 말다툼으로 며칠 동안 말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부싸움 후 이혼하고 싶어도 자식 때문에 이혼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녀 때문에 억지로 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이혼해서 한 부모 가정으로 자란 아이의 정서보다 이혼하지 않고 같이 살면서 계속 싸우고 상대를 비난하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의 정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 때문이라는 말을 하려면, 절대 아이 앞에서 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상대 때문이라는 말을 하며 싸우지만, 그때 아이를 위한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 때문이라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함께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이제야 감사함을 깨닫습니다. 얼마나 좋은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셨을까요? 비록 배우자 없는 저의 삶이지만, 저 역시 좋은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며 최선을 다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 것처럼, 그들도 제게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은총을 가득히 채워주신 성령의 감도로 성모님께서 아기 때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것을 기리는 날입니다. 성모님의 봉헌은 성모님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성령의 감도이지만, 성모님의 부모님이신 요아킴과 안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오실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이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당신을 찾아온 어머니와 형제들을 뒤로 하고, 당신 제자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 되어 주위 사람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처럼, 우리가 모두 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오늘의 명언: 나무가 열매로 사람을 모으듯 어른은 성품으로 사람을 따르게 한다(다산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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