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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20 조회수 : 204

감사 한 미나를 열 미나로 늘리는 법 
 
 
오늘 복음은 ‘미나이 비유’(루카19,11-28)입니다.
한 미나는 100데나리온, 약 1000만 원 정도의
가치입니다. 
주인은 열 명의 종에게 한 미나씩 주며 벌이를 하라고 시키고 왕권을 받기 위해 멀리 있는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 주인을 싫어하여 그가 왕이 되는 것을 방해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당연히 주인의 돈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입니다.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번 종이 있는가 하면 한 미나를 그대로 돌려주는 종이 있었습니다.
그 종은 임금이 되어 돌아온 주인에게 이렇게 핑계를 댑니다.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이 사람은 주인이 왕이 되는 것을 방해한 이들과 함께 엄벌에 처해집니다.
이 사람의 한 미나는 열 미나를 번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가진 자는 더 가지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졌다고 믿는 것마저 빼앗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비유를 통해 우리가 주님을 임금으로 모시기 위해 벌어야 하는 ‘미나’는 무엇일까요?
바로 ‘감사의 마음’입니다.
감사의 마음이 없으면 그 사람이 나의 임금이 되지 못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을 창조하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선악과까지 바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오늘 한 미나 그대로 주인에게 내어준 종과 같았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그 백신이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픔도 따릅니다.
맞는 사람도 있고 맞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맞는 사람은 그것에 대한 ‘감사’가 있어서 그 백신을 나를 지배하게 만듭니다.
내가 감사하지 않는 것을 누구도 스스로 내 안에 넣어 나에게 영향을 주게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도 내 안으로 들어와서 나를 지배하려 하십니다.
내 안으로 들어오는 어떤 것이든 내가 감사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내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주님은 성체로 내 안에 오십니다.
내가 성체에 감사하지 못하면 나는 성체를 영해도
그분을 들여보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성체를 영하면서 유일하게 가져야 하는 한 가지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감사’입니다.
마치 백신을 맞아서 좋은 점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처럼 감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감사의 마음은 ‘한 미나’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 한 미나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마중물과 같은 감사 거리입니다. 
마중물이 없으면 물 한 방울 마시지 못하여 죽고 맙니다.
장사 밑천을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합니까? 
 
감사의 시작은 한 미나인데, 이 한 미나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구원’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씻어주시고 우리 안에 들어오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희생인 것입니다.
그것으로부터 감사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일본에서 가장 하느님을 많이 알렸다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전신 마비 환자였던 미즈노 겐조(1937-1984)입니다.
그는 4학년 때 이질에 걸려 눈과 귀 이외에 온몸의 기능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는 죽기를 원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죽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목사가 겐조의 집에 빵을 사러 왔다가 겐조의 사정을 알게 되어 그에게 성경을
한 권 주고 갑니다. 
겐조는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경을 읽었고 자신이 살아야 하는 존재 이유를 깨닫습니다. 
겐조는 12세 때 하느님을 구원자로 받아들입니다.  
 
겐조는 18세가 되던 해 시를 쓰기로 합니다.
어머니가 자음과 모음으로 된 50글자로 된 일본 문자판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갈 때 눈을 깜빡이면 그 글자들을 이어 시를 탄생시키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는 네 편의 시집을 냈습니다.  
그의 ‘그렇지 않았더라면’이란 시는 그가 괴로움을 묵상하며 주님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내용이 나옵니다.  
 
만일 내가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였을 것을,
만일 모든 형제자매들이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느님의 사랑이 전해지지 않았을 것을
만일 우리 주님이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느님의 사랑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을 
 
그가 어머니를 여의었을 때 신앙인의 모습은 어떤지 살펴볼까요? 
 
어머니를 잃은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더 이상 울지 마세요
마음속은 이상할 정도로 잠잠합니다
그리스도가 나와 함께 
함께 하시기 때문이겠죠 
 
나에게 주어지는 상황은 내가 묵상할 거리입니다.
겐조는 어머니의 죽음도 하느님의 현존을 더 깊이 깨닫는 순간으로 인식했습니다.
이것이 묵상기도가 주는 열매입니다.
모든 것은 감사로 바뀝니다.  
또 이분이 하느님의 음성을 얼마나 갈망했는지도 ‘말씀’이라는 시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 
오늘도 말씀해주세요
단 한 마디뿐이어도 좋습니다
내 마음은 작아서
많이 주셔도 넘쳐버려 
아까우니까요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위해 시를 쓰기로 하게 된 이유를 ‘잊기 전에’란 시로 짐작해볼 수 있겠습니다.  
 
잊기 전에
지금 들은 것
보인 것
마음에 느낀 것 
 
잊기 전에
사라지기 전에
주의 아름다운 은혜를
찬양하는 시를 만들자  
 
묵상하는 자는 감사가 솟고 그 감사를 통해 주님을 받아들입니다.
그 받아들인 주님 때문에 자기에게 닥치는 모든 일을 은총으로 인식하고 감사합니다.
더 나아가 주님의 말씀을 이웃들에게 전하며 그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라도 표현하여 주님께 보답하려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한 미나만 받았다고 그것에만 감사를 묻어둘 수 있겠습니까? 
 
그다음 방법은 다섯 미나를 열 미나로 늘리는 방법입니다.
‘무조건 감사하는 습관 기르기’입니다.
오프라 윈프리의 ‘감사일기 쓰기’와 같은 예입니다. 
 
인간의 머리는 인간의 의지를 따릅니다. 의지적으로 감사하려고 한다면 머리는 왜 감사해야 하는지 묵상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이 묵상을 하지 않았기에 감사를 잃은 것입니다.
이미 받은 것에 감사할 거리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감사하지 못하고 십일조도 감사하게 하지 못한다면 선악과를 바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하느님도 잃고 하느님 나라도 잃고 카인과 같은 사람으로 변합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처음엔 사생아로 태어나 폭행과 마약 등으로 감옥을 드나드는 카인과 같은
인생을 살다가 매일 감사일기를 쓰며 인생을 바꿨습니다. 
 
당시 저희 어머니가 나병 환자들을 보며 감사를 묵상했다면 예수님께서 어머니 품으로 오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감사를 준비한 이에게 들어오셔서 당신 나라로 삼으십니다.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순종하지도 않기 때문에 주님의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열 미나를 번 종은 열 고을을 다스리게 되었고 다른 종의 한 미나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임금으로 내 안에 모시기 위해 내가 준비해야 하는 유일한 것이 ‘감사의 마음’임을 잊지 말고 쉼 없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나에게 주어진 감사한 것들을 찾아내어 성령으로 이성을 길들여야 합니다. 
 
하루에 50번 정도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짧은 기도를 바칩시다.
그러면 뇌가 묵상기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돈됩니다.
그리고 하나의 감사가 열로 늘어난 것을 신기하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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