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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13 조회수 : 147

<유일하게 나를 받아주신 분> 
 
 
지금도 삶 자체가 고달프고 힘겨운 나병환자들인데, 변변한 치료제도 없던 예수님 시대 당시는 얼마나 더 괴로웠겠습니까?

당시 그들이 겪었던 가장 큰 고통은 아무래도 ‘추방으로 인한 외로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나병으로 판정되면 일단 세상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었습니다.
당시 나병환자들은 마을에 들어오는 것까지는 허용되었지만 성벽 안으로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특히 유다인이면 정기적으로 순례를 해야 할 거룩한 도읍 예루살렘 성은 절대 출입금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병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되고 있었습니다.
 
입장 바꿔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얼마나 그들이 괴로웠겠는지?
자기 잘못으로 걸린 병도 아닌데, 무조건 인간 사회로부터 추방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만남조차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마치도 벌레 씹은 듯합니다.
병세는 하루하루 점점 깊어만 갑니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도저히 수용할 수도 없고 견딜 수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다가오면 멀찍이 도망가기 바쁩니다.
점점 외로운 섬처럼 고립되어 가고 자기 안에 갇히게 됩니다.
스스로 너무 무가치해 보이기에 스스로를 거부해서 자존감은 완전 바닥입니다.

이렇게 당시 나병환자들은 목숨이 붙어있었지만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나병환자들의 고초를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십니다.
그들에게 크신 자비를 베푸시어 죽음과도 같은 나병을 말끔히 치유시키십니다.

공동체는 나를 따돌렸고 세상 사람들은 다들 멀찌감치 피해 도망갔는데, 다들 더럽다고 돌을 던지며 무시했는데, 유일하게 한 사람 예수님께서 두 팔을 크게 벌리시고 나를 받아주십니다.
 
내 참혹한 상처를 어루만져주시고, 내 허물어진 마음을 달래주십니다.
예수님의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치유의 에너지로 인해 나병환자의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죽음의 기운이 물러가게 됩니다.

그런데 나병의 치유 이후 한 가지 중요한 과정이 더 남아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단 한명의 이방인만 제외하고 9명의 유다인들은 그 과정을 생략함으로 인해 참된 구원의 길에서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중요한 과정은 바로 감사였습니다.

불행하게도 9명의 유다인들은 그 큰 은혜를 입고도 아무런 감사를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선물을 당연히 받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원에 이르는 길은 유다인들 뿐만 아니라 이방인, 죄인, 이교도 등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문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몇 가지 의지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 즉 메시아 하느님이라는 확고한 믿음, 그분이 보내시는 구원에로의 초대에 대한 자발적인 응답, 그리고 깊은 감사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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