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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9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09 조회수 : 127

작은 교회, 그러나 따뜻한 인간미와 환대의 영성이 흘러넘치는 아담한 교회! 
 
 
바야흐로 급격한 출산율 감소의 여파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지자체나 교회도 충격이 크겠지만, 저희 살레시오회처럼 청소년 사목을 주로 하는 단체가 받는 영향을 심각합니다. 
 
신입생 감소로 인해 매년 학급수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이나 교사들, 실무자들의 고초도 만만치 않습니다.
점점 비어가는 큰 규모의 건물들 유지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제는 교회나 수도회 안에서도 축소 및 통폐합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이제는 대대적인 성전 건립이나 부속 건물의 신축을 지양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작은 교회, 그러나 따뜻한 인간미와 환대의 영성이 흘러넘치는 아담한 교회 건설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모교회로서 세상 모든 성전들의 원천이요 규범이 되는 라테라노 대 성전 봉헌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로마에 머물 때 종종 라테라노 대 성당을 방문하곤 했습니다. 
 
베드로 대성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그 위용과 규모가 대단합니다.
걸작의 성화들과 예술품들로 가득해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라떼라노 대성전 축일을 제정한 이유는 세상의 모든 성당들을 라떼라노 대성당처럼 웅장하고 화려한 면모를 본받도록 하기 위함에 결코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이런 축일에 진정한 의미의 성전이 과연 어떤 모습인지를 성찰하고 묵상하도록 초대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과 관련해서 참으로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고 계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보십시오.
진정한 의미의 성전은 우리 눈앞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고색창연한 외형적인 성전이기보다는
내적인 성전이요 영혼의 성전입니다.
어찌보면 매일 예수 그리스도의 고귀한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우리 각자가 또 하나의 성전입니다. 
 
물론 이런 저런 죄와 악습으로 거룩한 성전인 우리의 몸과 마음이 훼손되고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각자가 교회입니다.
이토록 부끄럽고 보잘 것 없는 우리의 영혼이지만, 그 안에 지속적으로 현존하고 계시는 주님으로 인해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거룩한 성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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