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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01 조회수 : 147

1950년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태어난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어른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하는 종단연구(긴 시간 동안 특정 표본을 관찰하는 연구)가 시행되었습니다. 부모가 범죄자이거나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여서 불안전한 환경에서 양육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 살펴본 연구입니다. 40년에 걸쳐 시행된 이 연구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양육 환경이 불안정하고 피폐했던 200여 명의 연구 대상자 중 70여 명은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부모와는 전혀 다른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가 물려준 유년기 양육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온전한 삶을 지켜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한 사람의 존재’에 있었습니다. 아이의 인생에서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 이해하고 수용했던 어른이 적어도 단 한 명은 존재했다는 사실이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게 했던 것입니다.

 

인간은 환경에 지배받는 존재이고 때로는 너무 취약하지만,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이며 그것은 단 한 명의 영향력으로도 충분함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연구였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부모 때문에, 가족 때문에, 환경 때문에…. 그러나 그렇게 탓하면서 자기에게 다가왔던 유일한 한 사람을 스스로 거부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나’ 역시 그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왜 잊어 버릴까요?

 

주님께서는 그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신 주님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뜻을 철저하게 따른 사람은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오늘이 바로 이렇게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모든 성인은 세상의 행복을 좇지 않고, 주님 안에서의 행복만을 좇으셨습니다. 세상의 부귀영화가 목적이 아닌,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나만을 위한 ‘누군가의 한 사람’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자신이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입니다. 이런 분을 우리는 거룩하다고 말합니다.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2)라고 하면서, 우리 모두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모습대로 살지 않고 세상의 모습대로만 살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요?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기보다, 나를 위한 한 사람만을 찾았던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 나라의 성인을 기억하며,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명언: 칭찬보다는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 세상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것은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그러나 더 가치 있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이다(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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