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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27 조회수 : 137

새 영세자가 하느님의 은혜를 많이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새 영세자의 기도를 잘 들어주신다면서 말입니다. 단순히 새 영세자에 대한 축하한다는 의미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새 영세자는 하느님을 소유할 줄 모릅니다. 6개월간 교리를 받았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기 때문에 소유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느님 곁에 있을 뿐입니다. 아직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하느님 품 안에 있는 것으로도 기뻐합니다. 순수하게 하느님 품 안에 있으니, 하느님을 영적으로 만나고 그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더 커다란 은총 안에 머무르게 됩니다.


새 영세자와 달리 오랫동안 성당을 다니셨던 분은 하느님을 소유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이것저것을 요구합니다. 이제까지 했던 기도와 묵상, 봉사, 희생 등의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 품에 머물려고 하기보다, 하느님을 소유하려 합니다. 자기 생각으로 만든 가짜 하느님을 만날 뿐입니다. 이런 가짜 하느님께는 아무리 요구해도 당연히 들어주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나의 소유가 아닙니다. 우리가 그 크신 하느님의 소유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곁에서 존재하시면서, 우리가 그 안에 머물라고 하신 것입니다. 문제는 종종 자기가 만든 가짜 하느님을 남에게 강요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게 신앙 생활하는 것이 아니야.”라면서, 자기만의 가짜 하느님을 상대에게 강요합니다.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칩니다. 그는 볼 수 없으니 예수님 곁에 머물 수가 없어서 용기 내어 외쳤던 것입니다. 그런데 주변의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습니다. 예수님을 위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그가 예수님 곁에 머물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르티매오를 부르셨고,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갑니다. 겉옷을 벗어 던졌다는 것은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것으로 그는 족했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말로만 예수님을 찾았던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속 의지도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보게 되자마자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하느님을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 당연히 우리가 그분의 소유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바르티매오처럼 우리 마음속 의지가 새로운 삶을 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나는 유일한 한 명이다(헬렌 켈러).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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