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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26 조회수 : 126

심청전을 잘 알 것입니다. 심청이의 효심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청의 한자어를 보면 마음 심(心)에 맑을 청(淸)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이름인 심봉의 한자어를 보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심청이와 마찬가지로 마음 심(心)에 봉할 봉, 닫힐 봉(封)을 씁니다. 따라서 마음이 맑은 심청이가 마음이 닫힌 심봉사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바쳐 아버지 마음의 눈을 뜨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닫힌 마음을 열게 하기 위해서는 전적인 투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당수에 풍덩 빠지는 심청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못 박히신 십자가도 그러합니다. 우리의 완고한 마음, 그래서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하는 닫힌 마음을 활짝 열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을 선택하셔서 전적인 투신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전적인 투신을 할 수 있는 맑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 마음은 남 위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고, 또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친다는 마음으로 겸손한 사랑으로 다가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마음을 갖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심청이가 아닌 심봉사 쪽에 훨씬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마음이 꽉 닫혀 있어서 전적인 투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이웃에게 아픔과 상처만을 주고 있지 않나요?


주님께서는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인 사건과 실로암 탑이 무너져 열여덟 사람이 깔려 죽은 사건을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이 있고 나서 이들이 하느님의 심판을 받은 것을 생각했고 또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더 죄가 많았고, 또 잘못을 더 많이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판단이 잘못임을 분명하게 이야기하십니다. 그렇게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곧바로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열매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를 이야기하십니다. 이 나무는 하느님의 일에 무심하고 냉담한 우리 모습을 상징합니다.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이시며, 포도 재배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그리고 삼 년은 주님께서 지상에서 활동하신 공생활 기간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열매가 바로 우리의 회개와 사랑의 응답입니다.


아무런 고통과 시련 없이 잘 산다고 해서, 죄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또 고통과 시련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죄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의 몸인 우리는 곧바로 회개하고 사랑의 응답을 해야만 마지막 날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안주하지도, 안일하지도 않으면서 늘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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