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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17 조회수 : 257

루카 11,47-54 

 

나의 목적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인가, 그리스도가 되는 것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예언자들을 죽인 이스라엘 백성을 자신들의 조상이라 말하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을 질책하십니다.

이는 당신도 예언자이기에 그들이 당신도 똑같이 죽일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이스라엘 백성을 조상으로 삼지 말고 하늘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조상으로

여기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사람이 조상이면 자신도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그러면 조상이 한 그대로 살다가 조상이 저지른 모든 죄까지 벌을 받게 된다고 하십니다.  

 

이 말이 그들에게 얼마나 황당하게 들렸을까요? 조상까지 나무라는 예수님을 살려둘 수는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예언자들을 죽인 조상들의 후손임을 고집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백성이 된다는 말은 곧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말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되면 곧 하느님 백성일까요?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한국 국적을 가지면 한국 사람일까요? 그렇기도 하지만 진정한 한국인이 되려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세금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주민등록증만 가지면 한국 사람이 되었다고 여기면 그는 더는 진정한 한국 사람이 되는 발전을 하지 못합니다.

나의 목표가 주민등록증을 갖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인 ‘힘의 길’이란 유튜버가 있습니다.

그가 유전자 검사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결과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피가 섞였고 시베리안 피도 섞인 56.06%의 동아시아인, 그리고 동유럽과 핀란드인 피가 섞인 35.6%가 유럽인, 4.84%의 아메리카 원주민 피가 섞여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왜 놀랐을까요? 자신은 자신을 완전한 ‘한국인’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며 말합니다. 

‘시베리아인 피’가 섞여 있어서 보드카를 좋아하고 눈이 좋은 것 같다고. 이렇게 우리는 조상을 알면 그 조상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누구를 조상으로 여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은 바뀌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한국말’밖에 못합니다. 만약 그가 아버지처럼 자신도 미국인이라 생각했다면 분명 영어도 배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인이란 생각이 강하기에 한국말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비록 미국인이지만 본인이 한국인이 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을 이미 완성된 것으로 규정해 놓고 그것으로 만족하면 발전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힘의 길’ 씨 앞에 아버지가 계속 계셨다면 영어를 배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처럼 영어를 하지 못하는 자신이 좀처럼

용서가 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사생활이라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이미 유튜브에서 밝힌 사연이라 말씀드리겠습니다.  

 

힘의 길 씨는 아버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미국에 가서 결혼하였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아기를 데리고 한국에 온 것입니다. 그러니 어머니처럼 한국말만 하면 되었던 것입니다. 

내가 이미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발전은 할 수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어를 배우는 것에만 한정된 이야기이지

이분이 인성적으로나 세상의 측면에서 발전이 없다는 말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다만 끊임없이 발전하려면 내가 될 수 있다고 믿지만, 그 대상보다 내가 너무 못나서 벌레처럼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되는 것만으로 만족하려 하기에 하느님 자녀가 되라는 예언자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이 앞에는 항상 자신을 아직 많이 부족하게 여기게 만드는 대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자신처럼 분명히 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대상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대상이 되시기 위해 오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되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습니다.  

 

JTBC의 ‘말하는 대로’에 샤이니의 ‘키’(Key)가 나와 팬들과 소통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26세였습니다. 

그날의 주제는 ‘나답게 사는 법’이었고 제목은 “닭이 닭답게 못 사는 것이 가장 슬픈 일”이었습니다.  

 

키의 이름은 김기범입니다.

그는 왜 자신을 닭이라 여겼을까요? 

처음엔 샤이니 모든 멤버들이 ‘백조’란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백조로 태어나서 금수저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키는 몇 번의 오디션에 떨어지고 간신히 붙은 경우입니다.

그리고 인기투표를 하면 항상 5위였습니다. 

멤버가 다섯 명이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아는 사람은 부모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될 수 없었음을 압니다.

처음부터 백조였다는 말은 사람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모르는 사람의 말입니다.

오히려 가수 키는 다른 멤버들은 ‘백조’이고 나의 출신은 ‘닭’이니 닭답게 살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자기답게 사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분명히 신을 믿는 사람입니다.

신을 믿어야만 이렇게 겸손해집니다. 

신 앞에서는 누구든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을 통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음을 압니다.

그리고 신 앞에서 자신은 닭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자랑하지 못합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샤이니 멤버 중 점점 인지도가 향상하는 가수는 키라고 합니다.

요즘 개인 앨범도 내고 많은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닭’임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인정할 수 있게 된 계기는 분명 그렇게 보이게 만드는 하느님 앞에 섰기 때문입니다.

닭이니까 백조보다 더 열심히 살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자는 결심입니다.

그는 주근깨도 찢어진 눈썹도 가리지 않고 방송에 출연합니다. 자신은 닭이니까.

그래서 어려운 연예계에서 무탈하며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려면 내가 될 수 있는 최대치의 대상을 내 앞에 두십시오.

마치 아기가 부모를 앞에 두고 노력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의 목적이 그리스도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한 대상을 목적으로 삼고 그것이 완성되면 거기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됩니다. 

 

멈추지 않고 발전하려면 내가 그리스도가 될 수 있고 그래서 그리스도를 내 앞에 모셔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베드로처럼 물 위도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목적지는 세례받는 것, 혹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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