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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13 조회수 : 195

친구가 많습니까? 국어사전에서 친구를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런 정의라고 하면 친구는 정말로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위 ‘찐친’이라고 말하는 진짜 친구가 많을까요? 진짜 친구를 미국 인디언은 ‘친구란 나의 짐을 자신의 등에 진 자’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이 진 짐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고, 짐을 진 그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그 짐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사랑하고 져주려는 사람이 진짜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친구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내 코가 석 자’라고 자기가 진 짐이 가장 무겁고 버겁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만 그런 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나름의 무겁고 힘든 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 짐만 힘들다고 외치면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나도 힘들다’면서 외면합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남의 짐에 관심갖고, 그 짐을 대신 들어주려는 사람 곁에는 역시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저렇게 힘들어도 내 짐을 져주려고 하다니, 나도 도와야겠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찐친이 없는 이유는 ‘나’ 때문입니다. 나의 욕심, 이기심이 찐친을 가까이 만들지 못하게 만든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에 바르게 응답하는 사람은 찐친의 관계를 만들게 됩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 주님께서 우리를 당신 찐친으로 삼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한 부자가 달려옵니다. 그리고 “선하신 스승님!”이라고 부르지요. 달려왔다는 것은 자신감을 뜻하고, 예수님을 향해 스승님 외에 ‘선하신’이라는 호칭을 쓴 것을 보면, 예수님께서 자기를 높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습니다. 이에 구약의 율법을 지키라고 하셨고, 그는 어려서부터 그 모든 계명을 다 지켜 왔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보면 왜 달려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칭찬받으려고 온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하십니다. 이에 그 부자는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돌아갑니다.


주님과 찐친이 될 수 없었습니다. 주님과의 찐친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사랑의 삶을 사는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것입니다. 남의 짐에 관심갖고, 그 짐을 대신 들어주려는 사랑의 삶 안에서 주님과 찐친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하십니다. 주님과 찐친이 아니면 절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에만 나의 욕심을 채워야 할까요?


오늘의 명언: 길이 막혔다면 원점으로 돌아가라. 미로에서 헤매느라 실마리를 찾지 못할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뜻밖에 색다른 발견을 가져다줄 수 있답니다(쿠니시 요시히코).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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