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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12 조회수 : 131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더 큰 바다로 나아가셔야> 

 

 

오늘 제시된 복음은 무척 짧지만 아주 의미심장한 복음말씀입니다.

3년간의 공생활 가운데 절정기를 보내시던 예수님의 모습은 군중들의 찬탄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그야말로 탄탄대로였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목활동을 통해 하느님 무한하신 권능이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감쪽같이 일으켜 세우시는가 하면, 지독하게도 떨어지지 않던 악령들도 예수님의 한 말씀에 하나같이 다들 나가 떨어졌습니다. 

 

기적과 치유의 능력만 갖추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언변도 얼마나 탁월한지 사람들은 넋을 잃고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입을 여셨다 하면, 주옥같은 말씀, 감칠 맛 나는 말씀이 샘물처럼 솟아나왔습니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매너 좋지, 인물 좋지, 거기다가 겸손하지... 

 

사람들은 한 마디로 예수님께 ‘뿅’ 갔습니다.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분을 칭송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만 갔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한 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큰 목소리로 예수님을 칭찬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훌륭한 인물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음은 분명합니다.

당신 자신으로 인해 모친 마리아까지 덩달아 칭송을 받으시니 예수님 입장에서 아주 기분이 뿌듯한 일입니다. 

 

저 같았으면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응답하지 않았을까요?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전혀 뜻밖의 말씀을 던지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이 무슨 뜻밖의 말씀입니까?

도대체 예수님의 이 말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온 세상 만물을 주재하시는 크고 위대하신 하느님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예수님의 ‘특별한 말씀’은 온 세상 전체를 다스리시고 구원하시려는 하느님 의지의 표현입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은 더 이상 혈육에 연연하셔서는 안 될 분이십니다.

더 이상 나자렛, 이스라엘에 안주하셔서는 안 될 분이십니다.

더 이상 작은 시냇물에서 머물러서는 안 될 분이십니다.

더 이상 육적인 관계에 매달려서는 안 될 분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크신 뜻을 성취하기 위해 더 큰 바다로 나아가야만 하는 분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부여하신 인류 전체의 구원을 위해 작은 물줄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분이십니다. 

 

참 신앙공동체는 폐쇄된 작은 울타리 안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벽을 무너트립니다.

국경도 넘어섭니다.

민족도 초월합니다.

남녀, 빈부격차, 인종, 이념, 사상...모든 것을 뛰어넘습니다. 

 

언젠가 큰 바다에서 이 세상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인류 전체가 크고 자비하신 하느님의 얼굴을 대면하는 것, 그것이 예수님의 바람이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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