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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원을 그려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06-07 10:18:37 조회수 : 237

그는 원을 그려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

나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으면서.

그러나 나에게는

사랑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

나는 더 큰 원을 그려 그를 안으로 초대했다.

(에드윈 마크햄, ‘’)

 

보이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은 타인을 밀어내기 위해 더 작은 원을 그립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은 타인과 함께하기 위해 더 큰 원을 그립니다.

 

1독서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하느님과의 약속은 보이지 않는 것이었고, 선악과는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보이는 것을 선택한 그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끝내 그들은 잘못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며 서로를 밀어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율법이라는 보이는 기준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학자들은 설명할 수 없는 예수님의 행적을 마귀의 힘으로 치부합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은 눈으로 보았던 예수님의 모습만 떠올리며, 복음을 선포하는 그분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것을 사랑하고 추구함은 인간의 마음을 비좁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은 무엇이고, 굳이 그것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독서에 나오는 것처럼 그 마음은 우리를 나날이 새롭게 만들고, 감사가 절로 나오게 이끌어 줍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은 상처가 아닌 사랑, 미움이 아닌 일치, 불안이 아닌 평화를 줍니다.

 

혹자는 굳이 나를 밀어내는 이들을 사랑할 필요가 있겠냐고 질타할지도,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라고 비난할지도, 보이는 것만 사랑하고 살아도 충분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더 큰 원을 그려본 사람은 분명 압니다. 더 큰 원은 오히려 나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줍니다.

 

주님께서는 먼저 십자가와 부활로 더 큰 원을 그리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나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무언가를 생각하고, 선택하고, 실천할 때 적어도 한 번이라도 주님께 여쭈어보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더 큰 원을 그릴 수 있는 사랑과 지혜를 우리에게 베푸실 것입니다.

 

하느님, 하느님은 모든 선의 근원이시니,

성령께서 이끄시어 저희가 바르게 생각하고,

옳은 일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본기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