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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자전거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05-08 10:02:34 조회수 : 250

아빠의 두 발이 아이에게서 멀어집니다. 그제야 진짜 두발자전거를 타게 된 아이는 무섭고 떨리는 마음과 동시에 묘한 설렘을 갖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빠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지는 것 같아 무서워 잡아달라고 외치지만, 아빠는 괜찮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넘어졌습니다. 아이는 왜 안 잡아줬냐고 투덜거립니다. 하지만 잘하고 있다.’라는 아빠의 격려에 다시금 페달을 밟습니다. 사실 아빠는 더 긴장되는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손이 자꾸만 아이에게 향하지만, 아이가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나아가길 바라며 마음으로만 아이를 간절히 붙잡습니다.

 

더는 아빠를 부르지 않아도 되었을 때, 아이는 아빠의 바람대로 더 멀리, 더 자유롭게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넘어지고 일어나며 어느새 자란 아이가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두발자전거에 눈을 반짝일 때, 다 자란 아이는 아버지가 자신의 자전거를 마음으로 붙들고 있었음을 비로소 깨닫습니다. 사랑하기 위해 멀어지고, 멀어진 거리가 여전히 사랑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은 놀라운 신비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체험하는 멀고도 가까운 사랑의 관계는 주님 승천이 주님의 크신 사랑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예수님의 승천으로 제자들은 예수님과 멀어졌지만, 성령을 통해 더 가까이 그분을 체험하며 하늘나라로 나아갑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떠나가신 뒤에야 다음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는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요한 16,7).

 

하느님의 선택은 늘 우리에게 이로운 쪽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제 더는 희생하지 않고 봉사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와 멀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행복하길 바라며 우리에게 이로운 방식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 감사송의 내용처럼 주님께서는 비천한 인간의 신분을 떠나시려 함이 아니라, 당신 지체인 저희가 희망을 안고 뒤따르게하셨습니다.

 

그분께서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안고 그분과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넘어져 아플 수 있지만, 다시 일어나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승천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오늘, 보이지 않는 것을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간 보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