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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05-03 09:38:43 조회수 : 162

신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다가, 다시 법과대학에 입학해 법전(法典)을 접하게 되니 그리 낯설 수 없었습니다. 법조문 특성상 무미건조하고 인간적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건, 처음 공부할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법 공부를 할 때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이해가 편했던 과목은 헌법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법조문은 헌법에 있습니다.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며 국민의 기본권 중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 헌법 교수님이 행복추구권에 대해 강의하시던 도중 제게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질문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스러웠지만 순간적으로 저도 모르게 보고 싶은 사람을 언제든 볼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인생을 사는 목적을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 찾습니다. 행복을 위해 돈을 벌고 행복을 위해 건강과 명예를 찾아 다닙니다. 그러나 행복을 느끼는 일이 있어도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금세 무감각해지기에, 어떠한 세속적 행복도 영원히 나만의 것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솔로몬 왕도 그렇게 모든 것이 헛되고 허무하다라고 하였나 봅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행복이란 무엇인지, 특히 영원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행복에 대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기에, 또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기에 행복하다.’(마태 5,3.8)라고 하십니다. 하늘나라는 어떤 장소가 아니라 부활한 그리스도의 실재이고 신앙인이 현재의 삶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며 누리는 기쁨입니다. 하늘나라에서의 우리는 더는 하느님을 믿음으로만 보지 않고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1코린 13,12)이며, 하느님께서 지금 여기에 살아 계심을 직접 느끼기에 참으로 행복하고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됩니다.

 

이처럼, 영원한 행복이라는 것은 지금 여기의 하늘나라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하느님을 언제나 느끼고 뵙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인인 우리는 누구라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하느님으로부터 영원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받는 상상을 해봅니다.

영원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라니, 생각만 해도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