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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범죄자도 우리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하나요?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02-08 12:26:55 조회수 : 374

죽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사는 게 지옥 같았는데. , 살고 싶어졌습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보게 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영화 말미에 사형수가 한 말입니다. 결국, 그는 삶에 대한 의욕을 가장 강하게 느끼기 시작한 바로 그때, 극도의 두려움 속에서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우리 사회에서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고 이슈가 되면, 어김없이 당장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반응이 등장합니다. 그러면 과연 사형이 범죄예방을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일까요?

현재 전 세계에서 법적으로 완벽하게 사형제도를 폐지한 나라는 110여 개국이고, 사형제도는 존재하지만 10년 이상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 사형 폐지국은 한국을 포함해 45개국입니다. 그리고 사형제도가 존재하고 실제로 집행하는 국가는 34개국입니다. 그렇다면 사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교회는 왜 사형제도를 반대할까요?

 

우선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이들의 논거는 범죄억제 효과국민의 법 감정과 관련된 것입니다. , 극악한 범죄는 극단의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확실히 있어야 범죄 발생률이 낮아지고, 그것이 국민의 법 감정에도 맞는다는 것이지요. 또한, 종신형보다 사형이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에 사형 폐지론의 중심에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있습니다. 사형은 국가가 제도화한 살인행위로써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형은 오판의 경우 사면·복권이 불가능하고, 정치적 이유로 권력에 의해 악용된 사례도 있었기에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형제도가 범죄억제에 별 효과가 없다는 조사결과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형은 형벌 본래 목적인 교화와 개선의 기능을 전혀 수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도 자기모순에 빠집니다.

이러한 논거들과 함께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임을 믿고 가르치는 교회는 인간을 도구화하는 사형제도를 반대합니다. 인간 생명의 주권은 오직 하느님에게만 있고, 누군가 아무리 극악한 죄를 짓더라도 태초에 그에게 주어진 존엄성은 훼손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행된 악을 또 다른 악으로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사형제도는 세상의 폭력과 악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폐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를 보고 나서 정말로 사람은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랑을 체험하기 전과 후의 모습은 굉장히 다르지요. 진정한 사랑은 사람을 온전히 변화시킵니다. 이천 년 전 아무 죄 없이 사형당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인류를 변화시켰듯이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치는 군중의 역할일까요? 아니면 사형수였던 예수님의 땀과 피를 닦아주는 베로니카의 역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