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합니다. 우리 신앙인도 사랑하는 예수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2,000여 년 전 인간으로 태어나 33년을 사셨던 ‘예수님의 일상생활’이 어떠했는지 알고 싶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일과(日課)에 대해 소상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일과 중, 회당에서 나오신 후 11시쯤(대략 10시에 회당에서 집회가 있었다고 볼 때)부터의 생활을 알려줍니다. 회당에서 나오신 예수님은 12시쯤 베드로 사도의 집으로 가셔서 열병으로 누워있는 그의 장모를 치유해 주시고, 간단한 점심을 드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오늘 복음에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베드로 사도와 그의 지인들을 만나 하늘나라에 대해 가르쳐 주시고 그들 중 예수님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은총(병 치유나 마귀 들린 이들을 고쳐주시는 구마(驅魔) 등)을 베풀면서 보내셨을 것입니다. 저녁이 되자, 예수님이 그 고을에 오셨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수많은 병자와 마귀 들린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왔고, 예수님은 그들 모두를 고쳐주시느라 밤늦은 시간(오후 10시나 11시쯤)까지 고단하게 일하셨을 것입니다. 그 후 잠시 눈을 붙이신 예수님께서는 다음 날 새벽 일찍(5시쯤) 일어나시어 외딴곳으로 가 기도 시간을 갖습니다. 베드로 사도와 그의 일행이 깨어나 예수님을 찾아오자, 아침을 드시고 그곳을 출발해(8시쯤) 다른 고을로 이동하셔서(걸어서 가셨으니, 이동 시간은 적어도 1~2시간 소요되었을 것) 그 고을에 있는 회당에서(10시쯤) 복음을 선포하시고, 그곳에 모인 이들을 치유하고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예수님의 일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복음 전교’(하늘나라 선포, 병 치유, 마귀를 쫓아냄 등)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3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고쳐주셨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느라 음식을 드실 여유도 없을 만큼 바쁘게 전도사업을 하셨습니다(마르 3,20 참조). 만약 예수님께서 당신의 건강을 돌보고, 취미나 여가 등을 하면서 여유 있게 복음을 전하셨거나, 또는 당신을 환영하고 잘해주는 곳에서만 복음을 전하셨다면 편안하게 생활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인간적인 편안함을 포기하시고, 쉴 새 없이 전도사업에 전념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 사람들을 당신의 제자로 만들라.’라는 복음 전교의 사명을 사도들에게 유언으로 남기시고 승천하셨습니다(마태 28,18-20 참조). 이 유언을 받들기 위해 사도들은 수천 리 길을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였고,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 말씀과 같이 ‘하느님을 믿는 모든 신자가 이 전교 사명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1코린 9,16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예수님의 유언인 복음 전파에 어떠한 열정을 갖고 또 얼마나 노력해 왔을까요? 자신의 개인적인 분주한 일상생활을 핑계 삼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전교 활동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는지 우리 모두 반성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