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75년 국민학교 3학년 때 첫영성체를 했습니다.
첫영성체를 받은 저의 당시 신앙은 ‘하느님은 하늘에 계신 거룩한 분, 착하게 살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 그 정도로, 참으로 순수한 어린아이였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하느님을 믿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혼자 신혼집 근처 성당도 가 보았지만, 다니던 성당이 아니라서인지 나가다 안 나가다를 반복하고 결국 ‘30년 냉담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편엔 절대 버릴 수 없는 ‘신앙’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고난이 축복’이라 던가요? 별 탈 없이 살다가 갑자기 ‘고난’이 찾아오니 저는 하느님 앞에 바짝 엎드려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매달린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오롯이 만나고, 회개의 뜨거운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 후 9일 기도를 하면서 묵주기도와 성경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를 잊지 않으시고 여러 번 부르셨지만 응답하지 않는 저에게, 하느님은 ‘제게 맞는 방법으로’ 찾아오
셨습니다. 제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너를 기다렸다. 걱정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늘 기도해라."
그동안의 내 삶이 평안했던 것도 ‘하느님 은혜요, 감사였음’을 알게 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작은 열매도 맺을 수 없다."라고 말씀하신 대로, ‘포도나무’에서 떠나지 않겠습니다. 그래야 당신 생명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순간 양분을 먹을 수 없어 썩은 열매가 된다는 것을 첫영성체를 한지 48년 만에 깨달았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다윗의 하느님, 모세의 하느님, 저에게 지혜를 주소서. 제 첫영성체의 기도를 기억하시어, 천국의 문을 열 수 있는 삶을 살도록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