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251~356)’는 이집트의 한 부유한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열여덟 살에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여동생과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안토니오는 자신의 앞날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데 말씀이 들렸습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 그 말씀이 안토니오의 가슴 속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안토니오는 즉시 응답했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많은 유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러고는 마을 밖으로 나가 그곳 공동체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일하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을 찾아 나선 것입니다. 안토니오는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성경을 거의 암송할 정도로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후, 안토니오는 하느님을 홀로 찾기 위해 공동체에서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사탄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탄은 떼로 몰려와 집요할 정도로 안토니오를 공격했습니다. 안토니오는 쓰러져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안토니오는 사탄과의 싸움에서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친 몸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때 강한 빛이 안토니오를 환하게 비췄습니다. 안토니오는 하느님의 환시를 보았고, 그는 하느님께 여쭈었습니다. “제가 사탄에게 고통받고 있을 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늘 너와 함께 있었다. 앞으로도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안토니오는 그 말씀에 깊은 위로를 받고 다시 힘을 냈습니다. 안토니오는 더욱 용맹스럽게 정진하기 위해 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거의 20여 년을 은수자(隱修者)로 살았습니다. 아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고독과 침묵 그리고 철저히 금욕 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모습은 하느님을 닮아 점점 거룩하게 변모했습니다.
그 후, 안토니오는 하느님의 계시에 따라 더 깊은 침묵과 고독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은 홍해 근처의 사막이었습니다. 그곳에서 40년 이상 수도 생활을 하며 기적을 행하고 사람들에게 치유해 주었습니다. 병자, 수도자, 젊은이 등 수많은 사람이 안토니오를 만나 영적 지혜를 얻고, 영적 건강도 회복했습니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까지도 그에게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밀라노 칙령으로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사람입니다. 이를 계기로 그렇게 심하게 박해받았던 가톨릭은 로마의 국교가 되었습니다.
사막의 교부(敎父) 안토니오 성인의 ‘고독’을 생각합니다. 고독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을 홀로 만나게 해주는 ‘축복과 은총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