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새겨진 구절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물쭈물하는 순간 그냥 모든 것은 다 지나가 버립니다. 그렇게 우리가 놓쳐버렸던 소중했던 기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중요한 때가 있습니다. 그 때가 왔을 때 간절히 원했던 것을 얻어 기쁘고 행복할 수도 있고, 놓쳐버리고 난 후에 되돌릴 수 없는 아쉬운 후회만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설마’하며 꼭 해야 하는 일들을 미루다가 큰 재앙을 만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합니다. 반대로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매 순간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삶이 이렇다면, 우리는 주님을 만나기 위한 마지막 죽음의 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겠습니까? 더욱더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때는 반드시 옵니다. 지금 나는 그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는 ‘열 처녀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하늘나라를 얻기 위해 어떠한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십니다. 간단히 ‘슬기로운 사람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슬기로운 사람들은 한밤중에 도착하는 신랑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등잔과 함께 기름을 미리 준비했고, 미련한 사람들은 기름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 잔치의 기쁨을 함께 나누길 원하십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늘 깨어 합당한 준비를 하고, 때를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그 순간을 위해 등잔뿐만 아니라 기름도 함께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 하느님의 뜻을 잘 알고, 그 뜻을 온전히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결코 자격만 얻었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한 준비에는 어떠한 이유와 핑계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핑계를 대다 보면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게 됩니다. 또 세상적인 행복만 추구하다 보면, 중요한 준비의 시간을 모두 놓쳐 버리게 됩니다. 우리는 슬기로운 사람들입니다.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삶에 감사드리며 ‘기름’을 잘 준비해서 그날과 그 시간이 다가왔을 때 행복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 잔치에 참여하는 기쁨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글 | 이용기 안드레아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장 겸 제2대리구 복음화1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