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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원효로 예수성심 성당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3-12-28 14:51:58 조회수 : 357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성심여중·고등학교의 교정에 들어서면 언덕 위에서 두 팔 벌려 반겨 주시는 예수성심상 뒤로 작고 소박한 성당이 보입니다. 서울 원효로 예수성심 성당입니다. 마침 부슬비가 내린 아침이라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붉은 색 벽돌이 더욱 정갈하고 청아하게 느껴집니다.

예수성심 성당은 마치 수도자같이 깨끗하고 정숙한 인상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수녀님 한 분이 나오셔서 저희를 맞아 줄 것 같았습니다. 이곳은 1956년 한국에 진출한 성심수녀회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니, 그런 느낌이 괜시리 드는게 아니었습니다.

 

18996월에 착공하여 19024월에 축성된 예수성심 성당은, 원래는 현재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전신인 예수성심신학교의 부속 성당이었습니다. 성당은 새남터 성지가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이는 곳에 120년 동안이나 한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새남터는 익히 알다시피 성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곳입니다. 또한, 많은 사제들이 순교한 곳이기도 합니다. 사제들이 순교한 곳이 바라다보이는 원효로에 예비 사제들의 교육기관인 신학교를 세웠으니, 당시 신학생들의 각오나 사명감도 남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특히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비롯하여 조선교구 1대 교구장 주교와 8대 교구장 주교의 유해, 기해박해·병인박해 때 순교한 성직자들의 유해도 예수성심 성당에 모셨다가 각각 다른 곳으로 모셔갔다고하니, 예수성심 성당이 가지는 한국 가톨릭의 역사적 의미는 결코 작지만은 않습니다.

 

성당의 설계와 감리는 파리 외방전교회 코스트 신부가 맡았는데, 약현 성당과 명동 주교좌성당을 설계한 뛰어난 사제 건축가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스트 신부는 성당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선종하셨습니다. 성전은 기둥이 없어 단순한 모양이지만 흰 벽에 뾰족 아치형 창을 회색 벽돌로 둘러, 화려한 모습보다는 정숙한 아름다움이 성전을 경건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현재 예수성심 성당은 성심수녀회 수녀님들과 성심여중·고등학생들의 전례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사적 제521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사진ㅣ이선규 대건 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