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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면 세상에서의 선교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10-19 13:57:01 조회수 : 387

오늘은 세상 끝 날까지 복음을 전하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는 날입니다. 복음 선포는 교회의 첫 번째 사명이요, 신앙인의 의무입니다.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존재할 가치가 없고,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 신앙인은 하느님의 자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주가 가속으로 팽창하고 있듯이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이후로 더욱 가속화된 삶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면(On-tact)서 비대면(Untact)의 삶으로의 전환입니다. 만남을 통해 모든 것이 이루어졌던 삶의 형태가 이제는 만나지 않아도 가능한 삶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대면의 삶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과거의 삶이 아닌 새로운 대면의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만남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의 만남이 가능한 초연결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직접 여행을 가지 않아도 랜선 투어를 하거나, 전시회나 공연에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물 인터넷,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은 직접 체험해야 할 세상과 실제로 만나야 할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줍니다. 이제 사람과 만나는 것은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접촉이 아니라, 문명의 기술을 통한 접속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는 인간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뿐, 본질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온택트의 삶으로 나아간다 하더라도, 인간은 더욱 실제적이고 인격적인 만남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온택트는 인격적 만남이 아닌 정보전달에 기반을 둔 삶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 삶의 본질은 바로 인격적 만남에 있습니다. 인격적 만남을 통해 사랑을 체험할 때 비로소 인간은 스스로의 존재를 체험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인공지능과 IT기술의 핵심은 정보전달에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선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의 복음 선포는 IT기술을 이용한 선교만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서로 인격적 만남을 더 많이 가져야 합니다. 그 만남 안에서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복음 선포의 핵심일 것입니다.

 

글ㅣ박현민 베드로 신부(중견사제연수원 영성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