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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가 어렵다고?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10-12 16:20:15 조회수 : 393

연중 제28주일인 오늘 복음은 혼인 잔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혼인 잔치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과거에도 커다란 의미가 있었습니다. 손님도 아무나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숙고하여 초대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대에 거절한다는 것은 초대자에 대한 무시이며 존중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초대를 받으면 응당 응해야 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인의 주최자는 혼인 잔치를 위해 최고의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참석하는 이들도 그에 걸맞은 예의를 갖추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혼인 예복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처음 초대받은 이들은 임금의 청을 거절합니다. 그러나 너그러운 임금은 또다시 그들을 초대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반응이 가관입니다. 다시 한번 임금의 청을 거절한 것도 놀라운데, 개인적인 일을 하러 떠납니다. 임금이 재차 요구한 사항을 가볍게 무시하며,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것입니다. 그에 진노한 임금은 그들을 처형하게 됩니다.

 

복음의 혼인 잔치는 이런 배경을 담고 있습니다. 초대받은 이들은 유다인이며 혼인 잔치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임금이신 하느님께서 수차례 혼인 잔치에 초대하는 것은, 수많은 예언자를 통해 회개를 촉구하시는 하느님의 초대를 의미합니다. 자비로운 하느님의 수많은 부름에 응답하지 않은 이들은, 누리기로 약속되었던 천상 잔치에 들어가지 못하고 불타는 불구덩이에 던져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 임금의 행보는 놀랍습니다.

 

이제 임금은 혼인 잔치 초대 대상자를 아무나로 확대합니다. 유다인에게만 유보되었던 구원이 모든 이에게로 확대되는 것을 드러냅니다. 이때 임금은 참석한 사람들 각자와 인사를 나누다 어떤 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은 혼인 예복을 갖추지 않았습니다. 모든 이가 초대받았지만,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그 사람은 이전의 초대를 거부한 이들과 같은 처사를 받게 됩니다.

 

교회는 이것을 미사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혼인 잔치는 미사이며 혼인 잔치의 주최자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약속인 혼인 예복은 고해성사를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초대해주시고, 부족한 모든 부분을 채워주십니다. 하지만 단 하나, ‘혼인 예복만은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그 혼인 예복은 고해성사입니다. 어쩌면 가장 작은 약속이지만 신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이 고해성사이고, 반대로 가장 쉽고도 최고의 준비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고해성사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죄인이 되어 판사앞에 나아가는 마음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처럼 고해성사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글ㅣ조윤호 윤호요셉 신부(봉담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