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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첨탑 합덕 성당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9-27 09:31:48 조회수 : 390

내포(內浦)의 중심 당진은 한국 최초의 신부인 성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입니다. 그런 영향으로 이 지역에서는 수많은 순교가 있었고, 성지로 조성된 곳이 많은 성스러운 곳이기도 합니다.

 

합덕 성당의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나란히 하늘을 향한 두 개의 첨탑이 온통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성당 아래 성모동산에서 기도하는 신자들의 모습이 경건하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성당이 고풍스럽게 언덕 위에 우뚝 쏟아 있으니, 아래에서 바라보면 그 모습에 압도됩니다.

 

합덕 성당은 1929년에 건축되었습니다. 1890년 양촌 성당으로 설립되었다가 1899년에 퀴클리에 신부가 초대 부임하여 이곳에 한옥 성당을 지으면서 합덕 성당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9297대 주임인 페랭 신부가 이 자리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을 새로 지었다고 합니다. 마치 두 손을 들고 기도하는 듯한 모습의 성당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결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성당 정면엔 둥근 반원 아치형 창문이 여럿 있어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연붉은 벽돌과 회색의 벽돌 또한 강한 인상보다는 수줍은 듯하고 소박하게 보였습니다. 마침 성당에 도착한 시간이 해 질 무렵이라 종탑과 아치형 창에 비친 조명은 성당의 모습을 더욱 성스럽게 보이게 했습니다.

 

성당 내부는 돔형의 둥근 천장이 이채롭습니다. 회중석은 양쪽의 기둥으로 삼등분 한 삼랑식 구조입니다. 기둥은 석조로 크지 않게 가지런하게 줄지어 서 있어 아름답습니다.

저녁 미사 시작 전, 몇몇 신자들이 드문드문 앉아서 기도로 미사 봉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7시 미사인데 한 시간이나 일찍 와서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깊은 신심이 엿보입니다. 그만큼 간절함이 있을거라 생각하니, 성당의 아름다움에 취해 각지를 여행하는 제 모습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성당의 미()가 아닌, 저만의 간절한 기도를 품고 성당 순례를 다니던 저의 첫 모습이 떠오르는 날이었습니다.

 

·사진ㅣ이선규 대건 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