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금 생태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1971년, 성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는 생태 문제가 무절제한 인간 행위의 “비극적 결과”라고 말씀하시며 “인간 행위의 근본적인 변화가 긴급하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80주년」, 1971.5.14., 21항). 그러나 인류의 파괴적인 행위는 더욱 가속화되었고 자연은 점점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200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마지막 경고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제 인류에게 남은 한 가지 희망은 오직 “세계적인 생태적 회개”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셨던 것입니다(「교리교육」, 2001.1.17., 4항).
교회가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자연의 파괴 행위가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위배된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닙니다. 자연의 파괴는 더 근원적으로 하느님의 백성인 인류의 생명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권이 사회정의의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교회가 바라보는 생태론적 문제는 언제나 사회적 정의의 문제와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49항).
대부분 가난한 이들은 온난화와 관련된 현상에 특히 영향을 받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물과 식물이 서식지와 식생대를 이동하게 되면 이 가난한 사람들은 생계에 타격을 받아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지구 전역에서는 자연 훼손으로 인해 악화된 빈곤 상태로부터 벗어나려는 대규모 이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제 협약에 따른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자신이 포기한 삶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온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비극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무관심한 상황을 매우 걱정하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의 형제자매가 당하고 있는 이 비극에 대해 신앙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25항).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삶의 궤적을 남깁니다. 나의 삶의 궤적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은 것은 아닌지를 성찰해야 할 시기입니다.
세계 인구의 20%가 나머지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이 시기에 특별히 ‘이주민과 난민을 위해’ 기도하며 생태적 회개를 이루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글ㅣ박현민 베드로 신부(중견사제연수원 영성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