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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하지 말고 ‘순종’하자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9-15 09:16:43 조회수 : 421

영상을 하나 보았습니다. 영상 안에는 한 남성이 등장했습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의 남성은 한 마디를 내뱉습니다. “My son.” 그리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 갑니다. “아빠가 널 위해 새 심장을 찾았단다. 그 전에 몇 가지만 당부할게.” 이후에 남성은 자신의 아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기 시작합니다. “엄마 말씀 잘 들으렴. 가족이 가장 소중하단다. 여자를 만난다면 공주처럼 대하렴, 그들도 소중한 존재란다. 네가 돈을 많이 벌게 되어도 아빠 같은 바보는 되지 마, 돈으론 모든 것이 쉽단다. 담배를 피우지 말렴, 약도 하지마. 친절하고 정직하게 살렴. 나쁜 일들과 엮이지 말렴, 좋은 일들이 훨씬 더 많이 있단다. 아빠는 널 위해 여기 있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을 만지며 말합니다. “바로 여기.” 영상은 눈물을 훔치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중에 보자, 아들. 사랑한다.”

 

이 영상은 자신의 아들을 위해서 심장 이식을 결정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심장을 이식하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겠죠. 그러나 아버지는 자신의 심장을 아들에게 이식하기로 결정합니다. 영상을 본 많은 사람은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에 찬사를 보내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아들을 위한 이식을 결정했을까요? 자신의 삶에 아쉬움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아마도 자신의 전 생애보다 아들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것입니다. 이 영상이 우리에게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자신보다 더 소중한 것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때문입니다.

 

신앙 안에서 하느님도 이와 같습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아들을 우리를 위해 희생시키시는 모습.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표현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부모에게서 받는 사랑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부모가 된 이후 깨닫게 됩니다. 당연한 사랑은 없다는 것을. 부모의 사랑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진정한 어른이 됩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사랑을 표현하게 됩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어떨까요? 언제나 자녀의 입장에서 사랑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요? 진정으로 건강한 관계는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그 관계의 정점이 순교이며, 현실적으로는 하느님께 대한 순종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모습입니다. 내 생명을 바치는 순교의 삶이 힘들다면, 나의 의지를 바치는 순종의 삶을 삽시다. 그것이 사랑받는 자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 것입니다.


글ㅣ조윤호 윤호요셉 신부(봉담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