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집안 사정으로 방황하던 고등학생 시절, 동급생의 안내로 숲이 우거진 넓은 정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앉아 있으면 시름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하여 방과 후에 매일을 몇 달씩 자석에 이끌리듯 찾아갔습니다. 그러다 1주일 정도 그곳에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꿈속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흰옷을 입은 그분은, 기품있고 아름다운
부인이었습니다. 따뜻한 미소와 다정한 음성으로, 제게 말을 건네셨습니다.
“얘야, 왜 내게로 오지 않니?”
“???”
천주교 신자가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저 혼자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세례를 받고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면서 드디어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 ~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 같이 빛나며,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저 여인은 누구실까?”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찾아간 곳은 바로 ‘성모당’이었습니다.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저는 어김없이 그곳에가서
한참을 머물곤 하였습니다.
그곳은 저 외에 다른 사람들도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머물다 가는, 참 평화로운 ‘안식처’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복잡한 일들이 정리가 되었습니다.그곳은어느새 두려움은 가라앉고 희망이 새록새록
돋아나게 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루르드의 동굴 높은 곳에 서 계시는 그분은 다양한 방법으로 한 인간을 예수님께로 인도해 주셨고,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중개자가 되어 주셨습니다.
글ㅣ강명숙 M.막달레나(목감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