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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품는 풍수원 성당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8-31 10:08:34 조회수 : 392

마음에 품을 아름다운 건축물이 하나 있다면 풍수원 성당을 꼽아도 좋을 듯합니다. 소나기가 지난 후 물을 한껏 머금은 숲속 나무들 사이에 서 있는 풍수원 성당은 마치 스위스의 어느 한 공간과 같은 멋진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에 위치한 풍수원 본당은 1888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정규하 신부에 의해 건축된 풍수원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1910년에 봉헌되었습니다.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이며 건축 시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서가 깊은 성당이기도 합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답게 육중하고 무거운 느낌이 듭니다. 울창한 숲속에 있어 마치 수도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 잠시 묵상을 하고 둘러보았습니다. 고풍스런 제대와 뒤쪽 유리화들이 흐린 날씨에도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의 사진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오래도록 회중석에 앉아 눈과 마음에 그 아름다운 형상들을 담았습니다.

 

정규하 신부는 성 김대건 신부, 최양업 신부 이후 강도영·강성삼 신부와 함께 세 번째로 서품된 한국인 사제입니다. 정규하 신부는 병인박해 이후 피난 온 신자들의 생활을 보듬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앙을 굳건히 지켜나가도록 도우셨습니다. 정규하 신부의 유물은 당시 사제관을 보수한 유물전시관에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유물전시관에서는 당시 신자들의 어렵고 힘든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사용하던 미사 도구와 그 당시 신자들과 함께 만든 십자고상, 촛대 등도 볼 수 있습니다.

 

성당을 나와 왼쪽 언덕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성당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데, 멀리 산허리에 걸친 하얀 구름과 함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유물전시관 외에도 성체 현양 대회를 하는 곳과 성체조배실 등 둘러보아야 할 곳들이 많습니다. 아름다운 14처와 조그만 소품 등, 한순간도 스쳐 지나기 힘들 만큼 아름답고 은혜로운 공간이었습니다.


·사진ㅣ이선규 대건 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