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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보았습니다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7-14 08:56:19 조회수 : 336

저는 태어나보니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부끄럽지만 신앙심이 그리 깊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의 신앙심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건 27년 전, 우리 가족 중 막내에게 일어난 끔찍한 교통사고였습니다.

당시 여덟 살이었던 남동생이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만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까지 기도를 열심히 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저희의 사정을 안 본당 신자분께서는 동생의 생미사를 넣어주기도 하셨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던 동생은 일주일 정도 있다 깨어났는데, 깨어난 동생의 그 첫마디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왕자님을 만났어!”

우리는 아이가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 꿈을 꾸었구나.’라고 생각했을 뿐, 자세히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왕자님 얘기를 자주 하였고, 차츰 동생의 표현이 바뀌었습니다.

빛이 번쩍했어! 하느님이 구해주셨어!”

저희는 그제야 왕자님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하느님이 제 동생을 살려주셨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모태신앙인 그 어린아이가 정신이 들자마자 하느님얘기를 한 것이니까요.

3개월의 병원 생활 후 퇴원 즈음에 동생은 더 이상 왕자님이나 하느님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하느님의 기적을 확실히 보았고 믿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매주 성당에 가 미사에 참례합니다. 비록 아버지는 재작년 겨울에 먼저 하느님의 곁으로 가셨지만, 아마 그곳에서도 가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의 사진입니다. 저희는 하느님의 기적을 믿고,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글ㅣ고지영 아녜스(태평동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