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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중의미담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7-07 09:14:52 조회수 : 338

우리 부부는 2년 전, 전국 167개 성지를 3개월간 순례했습니다. 그중에서 부산교구 죽림굴 성지순례 때 만났던 천사 부부가 기억에 남습니다.

 

죽림굴 성지로 가는 길은 초입이 가파르긴 해도 도로여서 수월하지만, 도로를 지나면 등산을 해야 할 정도로 험난합니다. 말 그대로 난코스입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지만 산 입구에는 '자동차 출입 금지, 주차장 오천 원'이란 팻말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개인 소유지라 차단봉이 있어 자동차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걸어서 가기엔 쉽지 않은 곳이라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승용차 한 대가 차단봉을 넘어갔습니다. 다가가 보니 차 안에는 부부가 타고 계셨는데, 그분들은 가끔 죽림굴 성지(대재 공소)에 봉사하러 가기 때문에 허락을 받고 통행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분들에게 우리의 사정을 얘기하니 선뜻 같이 가자고 하시며, 대신 내려올땐 걸어야한다고 했습니다.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비가 와서 미끄럽고 험난한 산길을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으니, 우리 부부는 천사를 만난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

 

했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반갑게도 그분들은 산본에서 왔다고 하셨습니다. 1시간 30분은 족히 걸렸을 산길을 대화하며 편하게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이 너무도 고마워사례하려고 했지만 사양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꼭 식사 대접하겠다고 연락처를 요청했지만 그것도 사양하셨습니다. 오히려 내려가는 길에 요기하라고 우리 부부에게 초콜릿 한 봉지를 주셨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5월이 되면 그 부부가 생각납니다.

천사 부부님! 잘 계신가요? 무사히 성지순례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뵐 수 있다면 꼭

식사대접하고 싶어요.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글ㅣ안춘식 야고보조순진 루갈다(원곡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