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하모니’
안녕하세요? 2021년 ‘함께하는 세상’의 지면을 통해 ‘통합적 생태’ 여정에 수원교구 신자들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지구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함께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10년 전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합창 미션’의 모든 과정을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오디션을 보고, 선발된 이들이 2개월간 강도 높은 연습을 통해 아름다운 합창곡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감동하였고, 한때 합창의 붐이 일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성과는 지휘자의 카리스마 넘치는 능력도 있었지만, 짧은 기간에도 여러 방면의 사람들이 각자 파트에서 하나의 ‘목적’을 위해 온 힘을 다했기에 가능했으리라 여겨집니다. 저는 여기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하모니’라는 하나의 목적에 ‘온전히’ 투신한 단원들의 모습에서 생태적 위기에 응답하려는 우리 여정의 팁을 얻고자 합니다.
기후관련 사이트에서 ‘탄소예산’(1.5℃ 시나리오)*으로 추정한 회복 가능한 지구의 시간은 불과 7여 년입니다. 작년 한 해는 코로나19 확산과 폭우, 긴 장마 등으로 인해 생태적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이런 위기를 미리 예견하신 듯 프란치스코 교종은 6년 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였고, 작년 5주년을 기점으로 올해 5월 24일까지 ‘찬미받으소서’ 특별주년을, 이후 7년 여정을 통합적 생태회복의 시간으로 선포하셨습니다. 또한 한국교회는 주교회의 2020년 추계 정기총회를 통해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후속 ‘한국 천주교 주교단 특별 사목 교서 실천 지침’을 마련하였고, 2020년 1월에 출범한 ‘가톨릭기후행동’도 금요기후행동과 다양한 기후관련 교육, 활동을 통해 신자들의 기후 인식과 실천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합창의 정수는 각 파트의 성실한 연습과 그 과정을 통해 모인 소리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입니다. 「찬미받으소서」 특별주년 문서는 지금의 시간에 대해 ‘이 상황의 시급성은 지역, 국가, 세계를 망라하는 모든 차원에서 즉각적이고 총체적이며 일치된 응답을 요구’한다고 하였습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지만 모든 영역에서 ‘전환’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인다면 분명 지구를 위한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
* 탄소예산(carbon budget) :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배출할 수 있는 CO2의 총량.
글 | 임미정 살루스 수녀(장상연합회 JPIC분과 위원회, SOL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