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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만난 예수님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6-09 09:18:28 조회수 : 330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한국 방문으로 많은 신자들의 마음이 들썩이고 있을 때, 저는 가족의 해외 발령으로 그리스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해 부활 시기 미사 중 들었던 나는 되살아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마태 26,32)라는 말씀이 깊이 와닿으며, 예수님께서 새로운 땅에 먼저 가서 저를 기다리고 계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지에 도착해 짐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니, 외모에서 낯선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 책꽂이에 장식품처럼 꽂혀 있던 성경을 꺼내 읽었는데, “여러분은 이제 더는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에페 2,19)라는 말씀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그 나라 사람인 듯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미사 중 주님께서 나를 왜 이 먼 곳까지 보냈을까?’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때 마침 아테네에서 무료 급식과 난민 여성 및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계신 수녀님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외국인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해 따끈한 도시락과 생필품도 지원하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마음 따뜻한 분들을 만나 함께 지내며 난민 아이의 대모도 하고, 여름이면 쉼터 사람들과 함께 캠프도 가게 되었습니다. 봉사를 하며 만난 한 그리스 여성은 저를 딸처럼 살뜰히 보살펴 주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주민으로서 그리스에서의 약 6년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귀국하였습니다.

그리스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분들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해준 그리스에서의 삶에 감사하며, 함께 했던 분들을 위해 화살기도를 보냅니다.

 

글ㅣ허영숙 레미지아(영통성령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