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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비, 삼위일체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6-02 09:14:26 조회수 : 460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여러분은 삼위일체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떠한 설명도 삼위일체 교리를 온전히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삼위일체 교리를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 지극히 당연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온전히 알 수는 없으니까요. 개미가 인간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피조물인 인간이 초월자인 하느님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신성의 집약체인 삼위일체 교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럼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믿어야만 하나요? 대체 우리는 삼위일체 교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믿어야 할까요?

 

저는 여러분에게 삼위일체의 신비가 사랑의 신비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요한1서의 저자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실제로 성부, 성자, 성령은 모두 같은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물론, 성경에 쓰인 문체나 어조 때문에 구약의 하느님과 복음서의 예수님, 사도행전의 성령님을 다른 하느님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시선과 마음으로 사랑 안에서 성경을 읽어보면, 사랑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사랑의 하느님이심을 선포하십니다.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용서한다.’ 또 요한복음 저자가 증언하듯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셨던 성령께서는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의 입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기뻐하십시오. 자신을 바로잡으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은 성부, 성자, 성령 같은 사랑의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를 당신 사랑의 친교로 초대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랑을 믿음으로써, 그 사랑 안에 머무르면서 성화가 됩니다. 이것이 삼위일체가 사랑의 신비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번 한 주 동안, 기도를 시작하며 바치는 성호경을 통해 성부, 성자, 성령이신 사랑의 하느님께서 우리 자신을 축복하시는 사랑을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ㅣ김시몬 요한 사도 신부(팽성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