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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신앙 학교의 추억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5-09 18:35:03 조회수 : 736

그 시절, 해마다 여름이 되면 각 본당은 여름 신앙 학교로 들썩였습니다. ‘여름 신앙 학교가 시작하기 전에는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조 이름과 구호 정하기, 조 깃발 만들기, 조별 장기자랑 준비, 식단 짜기, 준비물 나누기 등. 여름 방학이면 우리는 여름 신앙 학교를 준비하느라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본당에서는 여름 신앙 학교를 캠핑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여름 신앙 학교는 우리만의 여름 휴가와도 같았습니다. 계곡 또는 바닷가 근처 너른 평지에 자리한 캠프장에 도착하면 각 조장을 중심으로 직접 천막을 설치하고, 텐트를 치고,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사 봉헌, 조별 활동, 교리 공부, 물놀이, 그리고 캠프파이어로 이어지는 23일의 일정 안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고 이끌고 따라가면서 우리는 그렇게 성장해 갔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주일학교 시절 친구들과 연락을 하곤 합니다. 그들을 만나면 늘 주일학교 이야기, 여름 성경 학교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과는 각자의 삶으로 인해 잠시 만나지 못했더라도, 언제 만나든 반갑고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성당 친구들은 언제나 그 시절 모습 그대로입니다.

 

지금 주일학교에 다니는 딸을 바라봅니다. 이 아이에게도 내 어릴 적 여름 신앙 학교를 경험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고, 준비하고, 그래서 때론 힘들고 귀찮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신앙, 공동체, 친구, 믿음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글ㅣ 이안라 안나(왕곡 본당)